김 회장,"친일청산해야 진정한 광복과 해방된 것" 사자후

<김원웅 광복회 신임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1대 광복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취임사, "친일청산 없이 남북통일도 불가능…적폐청산의 완결은 친일청산" 

[백범기념관=권병창 기자/윤종대 기자] 제21대 광복회의 김원웅 회장은 "36년 일제강점기에 이어 대한민국은 (여전히)친일파가 득실했다"고 전제한 뒤 "친일청산이 완결돼야 진정한 광복과 해방이 된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시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광복회 제21대 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육군참모총장의 경우 초대 1대~19대까지 줄곧 민족을 배반한 친일파가 자리잡았다"며 "친일청산 없이 대한민국은 국민통합이 불가능하다"며 사자후를 토했다.

그는 다소 흥분된 어조를 감추지 못한채, 고질적인 친일청산을 둘러싼 근현대사의 점철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판한데다 애국투사들의 넋과 혼이 서린 올곧은 독립정신을 일깨웠다.

김원웅 회장은 먼저,"친일청산 없이 남북통일도 불가능하며, 적폐청산의 완결은 친일청산"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친일청산을 통해 대한민국을 애국의 대상이 되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며 거듭 '친일청산'을 아젠다를 시사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어렸을 때 집에 자주 모였던 독립운동을 하시던 분들이 '8.15광복절 행사에 참석하고 싶지 않다. 단하에서 박수를 치는 사람은 독립군 출신들이고, 단상에서 박수를 받은 사람은 친일파들”이라는 부친의 회상을 잊지 못했다.

김 회장은 또,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는 근본이 다르다"며, "친일반민족세력이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를 구분하지 않고, 독립유공자에 국가유공자를 슬쩍 끼워 놓았다"고 개탄했다. 

단아한 한복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그는 "독립유공자를 대우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힌 뒤 21대 신임 광복회장으로서의 지속가능한 역할과 포부를 언급 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문재인대통령의 역사 인식은 광복회의 역사 인식과 같이 공유한다"며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항일운동을 했던 남과 북의 양심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즉, "나라를 빼앗겼을 때는 독립운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나라가 분단되었을 때는 통일운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통일은 항일 독립운동을 했던 남과 북의 양심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김 회장은 다만, "통일로 나가는 길이 순탄치 않겠지만, 민족민주 진영의 맏형으로 민족의 자주적 역량을 극대화하는데 광복회가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민병두국회 정무위원장,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한 700여명이 참석,자리를 빛냈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한완상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등은 영상 축사를 보내 광복회의 발전을 기원과 신임 회장에 대한 비전을 기대했다. 

광복회는 광복회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취임식 초청인사를 기존의 광복회원과 보훈단체장 위주에서 벗어나 제주 4·3항쟁, 여순항쟁, 대구항쟁, 4·19, 6월 항쟁, 촛불항쟁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단체를 총망라해 초청,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취임식 참석자에 민족운동, 통일운동, 민주화운동 진영 인사들이 대거 참여됐다.

김원웅 회장은 "앞으로 광복회가 모든 사회단체의 구심체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우리민족의 향후 과제인 분단극복과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해 우리 국민의 정신적인 향도역할을 하는데 광복회가 선두에 서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1대 광복회장 취임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피우진<사진> 국가보훈처장은 축사에서 "독립유공자 포상과 소외됐던 여성 독립운동과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정한 독립을 이루기 위해 광복회가 중추적 역할을 해주시길 믿는다"고 말했다.

피 처장은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2021년까지 완공하겠다"며 "광복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1대 광복회장 취임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사진>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회를 흔들어 깨우듯이 국회도 흔들어 깨울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회의 함세웅 회장 역시 “김원웅 회장의 취임은 축하의 자리를 넘어 축제의 자리"라며, "우리는 그동안 순국선열과 독립지사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었는가"라며 반문했다.

함 이사장은 "역사적 성찰이 있어야 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있었던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 선생의 서훈에 대해 얘기한 것에 대해 기뻤다"며 "우리 안에 내재된 친일청산을 먼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15남북공동선언 남측대표단의 이창복 의장은 "광복을 했지만, 아직 광복이 되지 않았고, 해방이 됐지만 아직 해방이 되지 않았다"며 "광복을 완성하고 해방을 완성하는 일에 김원웅 회장이 열심히 힘 있게 해 줄 것을 믿는다"고 기대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이사장 지선 스님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동력은 자주독립운동 정신과 민주화 운동 정신"이라며 "광복회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이 두 정신이 함께하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지선 스님은 뒤이어 "나라와 역사가 흔들리는 것은 이 두 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광복회가 이를 바로 잡는데 노력해 줄 것"을 전했다.

<축하 공연의 한 장면>
<안중근의사를 소재로 다룬 공연무대>

제21대 김원웅 회장은 1944년 중국 중경 출신으로 대전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정치학과와 중국 국립정치대 대학원을 나왔다.

그는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부친은 김근수(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선생, 모친은 전월선(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선생이다. 

양친은 조선의열단과 조선의용대에서 젊음을 불사른 한국 광복군 출신이다.

독립운동가의 후예인 김원웅 회장은 제14,16,17대 의정 활동에서 '가장 깨끗한 정치인'으로 평가받은데다 친구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전 세계 정치지도자를 만나 '반기문'을 UN사무총장으로 만드는데 '수훈갑'이 됐다. 

<임우철애국지사의 선창아래 700여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외치며 대미를 장식했다../사진=장건섭 기자>

한편, 제21대 새 사령탑으로 등극한 김원웅 회장은 회장직 출마 당시 공약으로 △광복회를 국가보훈처에서 국무총리실 산하단체로 이관 △'독립유공자'를 '국가유공자'와 구분해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 단체 설립법 등 관련법 개정을 들었다.

그는 이외,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설립된 포스코와 도로공사 등 11개 기업에 광복회가 추천하는 이사 1명 추천권 확보 △‘친일찬양 금지법’ 제정 △국립묘지에 친일 반민족 행위자의 안장을 금지하는 상훈법 개정 등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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