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목과 대립 반복하는 세태는 사회를 위태롭게"

<염수정 추기경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성탄 대축일 자정미사를 집전하고 있다./사진=장건섭 기자>

[유영미 기자/파주=김영환편집위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를 맞은 25일 오전 0시.
서울 중구 명동성당은 성탄 미사를 시작으로 예수님 탄생의 기쁨을 나누며, 겨울 밤하늘을 수놓았다.
성당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성도와 시민들 역시 축제의 성탄절을 한껏 만끽했다.

명동성당은 이날 자정부터 '주님의 성탄 대축일 밤미사'를 열고 예수가 세상에 전한 사랑과 소망의 메시지를 함께 했다.

자정 미사에 앞서 24일 오후 10시30분에는 아기 예수를 말 구유에 안치하는 구유 미사가 이어졌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오후 명동성당에 아기예수가 안치된 말구유가 조성돼 있다./사진=장건섭 기자>

명동성당 앞에는 말 구유에서 아기 예수가 태어나는 장면을 재현한 조형물이 설치<사진>됐으며, 시민들은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성탄절 분위기를 만끽했다.

오전 0시부터는 성탄 미사의 시작을 알리는 타종과 함께 경건한 분위기에서 미사가 진행됐다.

미사를 주례한 염수정 추기경은 "우리에게 오신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맞이해 온 세상에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과 평화가 가득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특히,"대화와 공존'의 노력을 통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 간의 반목과 대립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내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세태는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만들며, 이러한 마음은 다른 사람을 그 자체로 소중하고 가치있게 여기지 않는데서 비롯한다"고 주지했다.

염 추기경은 뒤이어 "사회와 국민의 삶을 다루는 정치지도자들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지도자들은 사회의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인내심 있고 끈기있게 대화를 지속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도자들은 특히 자신들의 이익보다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며 가장 약하고 상처받고 힘 없는 이들의 대변자가 되어 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극진하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한반도에 평화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며 복음의 메시지를 더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오후 12시에도 같은 장소에서 '주님 성탄 대축일 낮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성탄절인 이날 명동성당 외에도 서울 각지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할 예정이다.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소재한 은샘교회의 조승호 담임목사가 성탄절 미사 메시지와 함께 설교를 하고 있다.> 
<남녀 학생들로 구성된 성가대가 예수님의 탄생을 찬양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통일의 길목' 경기 파주시 소재 은샘교회의 조승호담임목사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예배를 통해 "예수께서 이 땅에 우리의 죄를 사하고져 오셨다"고 상기했다.

조 담임목사는 이어,"예수님은 인간의 죄를 사하려고 돌아가셨다가 다시 4일만에 부활하셨다"고 설교했다.

한편, 이날 은샘교회의 남녀 학생들로 편성된 성가대는 예수님의 탄생과 성탄절을 맞아 연이어 찬양을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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