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공정배 조종사노조부위원장이 구조조정 중단과 운항재개 등을 촉구하고 있다.>
<조종사 노조원들이 투쟁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병창 기자] "다시 날고 싶습니다."
"모든 직원의 불법적인 정리해고 중단 촉구"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27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벤데타(Vendetta) 가면과 함께 정리해고 중단 및 운항재개를 촉구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위원장은 결의문을 통해 "사측이 오늘 정리해고 명단을 통보한다고 한다."며 "기어코 노동자들의 희생과 피눈물을 보겠다"며 격앙된 어조를 성토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까지 사측은 해고를 회피하려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정리해고 계획을 미리 세워놓고 4월 한 달 동안 졸속으로 노사협의를 형식적 으로 진행해왔다."고 상기했다.

그는 "근로기준법이 노사협의를 통해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을 우선 논의하라고 정하고 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고 주지했다.

박 위원장은 "노동자들은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고 나섰음에도 사측은 정리해고 인원수부터 산정하기 바빴다."고 말했다.

그는 "사측은 초기에 노사협의 노측 위원들에게 정리해고 선정기준을 내어놓으라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려하더니, 급기야 지난 24일에는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노동조합과 노사협의 위원을 배제하기 위해 당일에만 회의 일정을 3번이나 바꿔 정상적인 논의조차 불가능하게 하는 일탈행위까지 자행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의 이번 정리해고는 결코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것이 아닌 만큼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스타항공 오너 일가와 애경-제주항공이 자본간의 거래 과정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길 심산으로 실시하는 정리해고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오너일가는 이스타 매각을 성사시켜 매각대금 545억을 받기위해 정리해고를 선행한 후 회사를 넘길 궁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경-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로 LCC 독점사업자 지위를 획득할 욕심에 이스타 경영진을 앞세워 뒤에서 정리해고를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정리해고로 인한 노동자들의 고통은 이들의 계산에는 전혀 없는 것"이며,"정부도 수수방관속에 정리해고로 내몰리는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저비용항공사의 통폐합을 부추기고 있다고 제기했다.

공정위는 기업합병 승인을 속전속결로 처리해 줬다며 항공업계에 대해 지원하겠다면서도 차별적으로 고사상태인 LCC에 대한 지원은 빼버렸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제주항공에만 이스타 인수자금 명목으로 2천억을 지원키로 했다"며 "'이스타항공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장을 지원조건으로 해야한다’는 요구는 묵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 초기의 ‘노동존중 사회’는 고사하고, '코로나19'를 맞아 ‘일자리를 지키는 것은 국난 극복의 핵심 과제’라는 문재인대통령의 마인드 역시 이스타항공에는 헛구호일 뿐"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여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전주시는 ‘해고없는 도시’를 선언하고, 대통령은 ‘매우 의미 있는 실천’이라 추켜 세웠지만, 정작 이상직의원이 실질적인 오너인 이스타항공은 노동자들을 계약해지, 정리해고, 폐업으로 내몰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어린 딸과 아들을 이스타홀딩스의 대주주로 앉히고, 본인은 뒤에 빠져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온갖 위선을 떨고 있음에도 정부 여당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포트의 전 노동자들은 지금부터 노동자 정리해고와 고통전가에 맞서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선포했다.

애경-제주항공 경영진은 정리해고 종용을 즉각 중단하고, 이스타항공의 정상화 계획을 표명하라고 며 만약, 주장했다.

그는 지속적인 정리해고 종용을 요구한다면, 애경-제주항공도 커다란 저항에 직면해 책임을 져야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토대로 이스타항공 사측은 불법부당한 구조조정-정리해고를 멈추고 운항을 재개하라며 위법한 정리해고를 계속 진행한다면 이스타항공의 모든 노동자들은 오늘부터 무기한 규탄집회와 투쟁을 이어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정부 역시 이스타항공의 정리해고 사태를 중단시킬 대책을 마련하라"며 "계속 이스타항공 노동자에 대한 고통전가를 수수방관하고 조장한다면 정부 또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이삼 위원장은 이외,"다시한번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포트 노동자들의 계약해지, 정리해고, 폐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거듭 역설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진에어 조종사노조 등이 '투쟁'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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