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윤 당선인은 30년 동안 온 몸으로 지켜온 대표적 활동가"

[권병창 기자] 전국여성연대는 11일 일련의 '정의기억연대'와 관련, "확대와 재생산이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역사를 뒤흔들려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전국여성연대(이하 연대)는 이날"일본군 성노예제피해자 이용수할머니의 발언으로 정의연의 과거와 도덕성이 의심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대는 이어"c일보발 정의연 기부금 의혹제기를 시작으로 국내언론과 일본의 언론들이 이를 확대 보도 하고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토로했다. 

다음은 전국여성연대의 성명서 전문이다.

1990년 37개 여성단체의 힘을 모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발족시켰다.
어느 한사람의 노고로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기에 정대협에 대한 여성단체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발족 초기부터 현재까지, 정대협을 이어 정의기억연대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활동은 정의연(정대협)만의 활동, 역사가 아니다.

'위안부'피해를 중심으로 역사를 바로알고 세우기 위한 노력은 전국의 여성단체 활동가들 뿐아니라, 학술가, 연구자, 법률가, 종교인, 예술인등 다양한 시민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활동이며 역사이다.

이번 진실공방의 과정에 30년간의 정대협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 진실공방의 시작은 피해할머니의 기자회견에서 부터다.
늘 지지하고, 지원해야하는 대상이었던 피해자. 그 입을 통한 파장은 잠시 우리를 멈추게 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판단하고, 유추할 시간이 필요했고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입을 열어 이번 문제의 우리사회인식에 대해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동안 싸워온 우리의 실천과정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번 피해할머니의 발언을 해석하는 중심에 '피해자 지원'에 대한 다른시선이 존재한다.
왜 정의연이 피해할머니들에게 돈을 지급해야 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가?

정의연이 피해자 지원단체이기 때문인가? 여기에 본질적인 시각차이가 있다.
우리는 처음부터 정대협(정의연)이 피해자에게 모금을 해 돈을 지원해주는 단체로 보고 있지 않다.

그것은 대한민국정부와 가해국인 일본이 해야 하는 일이다.

금전적 지원, 경제적 지원 외에 '일본군 성노예제'피해의 진실과 사죄를 촉구하기 위한 활동들, 과거에 대한 인정을 위한 활동이 정의기억연대의 활동이다.

정의연은 우리사회가 잊고 있던 '위안부'피해자문제를 사회의 양지로 가지고 왔다.

피해자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 전쟁가해국 일본에 의한 국가 성폭력이며, 이문제의 해결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담론을 형성했고, '위안부'자체를 부정하는 일본에 대항하며 국제사회에 일본의 만행을 알려왔다. 

정의연은 할머님들에게 특정액수모금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라 배상과 사죄, 올바른역사를 홍보하고 정착시키는데 목적을 둔 단체이다.  

정의연 30년의 역사는 어느 누구, 어느 한사람의 역사가 아니며, 정대협(정의연)을 포함한 전국에 흩뿌려진 활동가들의 피와 땀의 역사, 한국을 넘어 일본과 세계의 풀뿌리 활동가와 연구자들의 헌신과 눈물의 역사이다.

그렇기에  일본정권과 친일세력으로 부터 지켜 올 수 있었다.

이번 진실공방에서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역사를 정대협만의 역사, 윤미향 전대표만의 역사로 몰아가지 말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진실과 정의 추구의 역사는 그 과정에 수십만 수천만의 참여와 실천으로 만들어진 역사이다.

쉽게 흔들릴 역사가 아니며, 우리는 우리 개개인이 그 역사의 주인임을 인식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 운동을 30년 동안 온 몸으로 지켜온 대표적 활동가이다.

그녀는 이미 많은 것을 헌신해 왔고,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남은 문제의 해결은 윤 당선인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몫이다.

우린 그런 절차와 과정을 존중한다. 또한 윤당선인의 향후 활동이 그동안의 활동과 무관하리라 생각지 않는다.

이런 공방의 와중에서, 피해자들이 더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무성찰적 언론이, 수많은 담론의 진지들이  한국사회가 가진 식민주의 가부장제 유산의 구조적 문제들을 마녀사냥 식으로 몰아가지 않길 바란다.

정의연을 활동에 지지하며, 과정상의 문제를 잘 해결해 가리라 믿는다.

2020. 5. 11
전국여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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