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박태용 기자]「미래통합당 총선 패배 원인과 대책은?」이라는 제목의 긴급 정책토론회가 심재철 의원 주최로 2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사진:박태용 기자] 심재철 의원

토론회는 김형준 명지대 교수를 비롯해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 이종인 여의도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그리고 김민수 전 미래통합당 성남시분당구을 당협위원장이 발제에 나섰다.

김형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시대정신에 졌고 전략에 졌으며 막말에 졌다”고 총평하며 코로나 사태로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느낀 유권자들이 국난 극복을 위해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견제보다는 안정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실패한 것은 정책의 패배가 아닌, 당 지도부의 시대 변화를 읽는 능력의 부재와 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의 부재 등 복합적 기저 요인으로 인해 패배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교수는 통합당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코로나 사태를 쟁점화한 것이며 코로나 사태와 같은 국난 위기 때는 위기를 쟁점화 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부터 정부에 협력하는 입장을 취해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을 해소시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소득 하위 70%에 100만원 지급’ 방침을 밝혔을 때 통합당이 “현금 살포”라고 지적했으나 후에 ‘전 국민 50만원 지급’을 제시해 코로나 사태를 선거에 이용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점을 예로 들었다.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 역시 선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마치 뿌리가 없고 흐르는 물 위에 둥둥 떠다는 부평초와 같다며 지적했다. 특히, 막말 파동에 대한 대응, 지역구와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끊임없는 잡음에 대한 대처 등에서 원칙과 일관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오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전 논설위원은 1년 전 민주당이 만든 보고서가 현재 대부분 현실이 됐다고 밝히며 통합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이유는 스스로를 냉철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보고서는 선거 승리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비용과 지속가능성의 문제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합당은 이 빈틈을 노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종인 여의도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선거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막상 선거전에 들어가서는 헤드쿼터의 부재와 공천관련문제, 후보자의 막말논란 등으로 유권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점이 패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보수우파 정당의 재집권 전략의 중심에는 싱크탱크가 핵심”이라고 밝히며 전문 연구자의 충원을 비롯해 각 분야 연구자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풍토가 생기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민수 전 미래통합당 성남시분당구을 당협위원장은 발제문을 통해 유권자에 대한 면밀하고 정확한 분석 없이 만들어지는 정책과 전술, 전략, 집회 등은 정당과 구성원의 에너지를 소진할 뿐,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유권자 지향성이 높은 정당의 모습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별, 연령별, 성별, 단체별, 경제 수준별 세부 타겟에 대한 정책을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심재철 의원은 “미래통합당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국민의 염원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 당시 원내 사령탑으로서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러나 이대로 우리 보수가 주저앉을 수는 없다. 냉철한 원인분석과 냉혹한 자가비판을 통해 다시 일어나 다시 선택 받을 수 있도록 절치부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오늘 오가는 고견을 통해 당의 발전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해법이 제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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