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청와대 분수광장앞에서 책임자 규탄 기자회견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원 등이 악성 체불임금에 대해 정부와 회사의 조속한 자구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권병창 기자/윤종대 기자] "체불임금 즉시 지급하라","고의적인 임금체불 책임자를 구속처벌하라."

이스타항공 조종사 등 노동자들이 4개월째 무려 250억원에 이르는 임금체불에 대해 '고의적 임금체불 책임자 구속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15일 오전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의 여는 발언에 이어 공정배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부위원장, 김경률경제민주주의21대표, 박이삼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 추경호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사무국장 순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정부는 여당 국회의원이자,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의원에게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을 묻고 즉시, 진상조사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어 "이스타항공 경영진을 즉각 구속해 수사할 수 있도록 모든 법률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 번째는 "이스타항공의 임금체불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과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경제민주주의21 김경률 대표는 15일 규탄발언을 통해 "이제라도 양사간의 계약사항과 특약내용을 살펴 노동자의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앞서 "세금체납과 불법사항, 원천납부 내역 등의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박이삼(공사 42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악의적인 임금체불 책임자를 구속해야 된다”며 “사측 경영진은 쌓여만 가는 체불임금을 해결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박 위원장은 “실질적인 오너, 정부 여당의 이상직의원은 매각 대금만을 챙기려 제주항공과 서로 노동자의 생존이 달린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체불된 임금은 1,600여명 이스타항공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하겠다던 정리해고 명단조차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자들에게 체불임금을 반납 받겠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박 위원장은 “이스타항공의 임금체불은 다분히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정부는 즉각, 대표이사를 구속해 임금체불의 죄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타항공은 어차피 팔아넘길 회사이고, 노동자 체불임금이 있더라도 인수할 회사가 떠맡아 줄 것'이기에 기재를 줄이고, 인원 구조조정에만 몰두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을 누적시켰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노동자들의 생계비인 임금은 회사 매각과정에서 당장 지출한 필요가 없는 비용에 불과했던 것”이라며 “정작 체불임금을 떠맡아 줄 것으로 기대했던 제주항공 측이 ‘코로나19’를 빌미로 인수를 지연하면서 체불임금 만큼 매각대금을 깎자고 넘벼들자, 이들은 당황했다.”고 술회 했다.

급기야, 노동자들에게 체불임금을 포기해 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며 분루를 삼켰다.

더욱이 "용서 받을 수 없는 것은 지난 3월, 임금도 못 받은 승무원들이 비행을 한 것"이라며, "미국의 한 지방법원은 급여를 못받은 승무원에게 항공기를 운항하게 한 것은 범죄행위로 실형에 처한다는 판결을 한 예도 있다"고 상기했다.

"정부는 이스타항공 경영진과 실질적인 오너가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가정을 파괴하고, 나아가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암적인 행위를 자행해도 두 달이 넘은 최근에서야 검찰에 송치하는 늑장대응을 했다"고 지적했다.

박이삼 위원장은 “이제라도 정부는 항공안전을 저해하고, 1,600여 노동자와 그 가족을 죽음의 고통으로 몰아 넣는 경영진을 즉각 구속하고, 실질적 오너 이상직의원에게 그 책임을 물어 더이상 악의적인 임금체불이 계속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뒤이어 추경호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사무국장은 “정부는 250억의 임금체불 책임자를 구속처벌하고, 진상조사에 나서라”며 “‘노동존중’ 약속을 지켜라”는 등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추 사무국장은 ‘악의적 250억 임금체불 책임자 구속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청와대가 직접 나설 것 촉구한다.”며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힘 모아 극복하자는 마당에 정당한 이유도 근거도 없이 구조조정-인력감축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통분담에 나선 1,600여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임금마저 4개월째 체불해 생계를 파탄내고 있는 악덕 경영진을 구속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사무국장은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커녕, 오히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에게 체불임금 포기를 종용하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파국으로 내모는 주범이 누구인지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에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더 이상 참을 수도 없고 참아서도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며 “체불임금 진정을 확대할 것이고, 1인 시위와 기자회견, 집회 등을 통해 서울과 전주의 시민들에게 억울함과 울분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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