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이 이사장,"박애정신,인도주의 실천" 귀감

<햇빛 정원에서 이집트영사와 마흐메드간 비대면 면회 모습>

“어느 곳에서든 현장에서 아픔을 함께 나눌 터”
파주시 탄현면 새오리로 자유로요양병원 화제

[파주=권병창 기자/사진=자유로요양병원 제공] 20대의 이집트 불법체류자가 오토바이 출근도중 차량과 추돌 뒤 ‘식물인간’으로 전락한 가운데 오갈데 없는 환우를 한 요양병원이 무려 7개월째 무상치료를 도맡아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비운의 아흐메디 아니스(27,이집트)는 1년전인 2019년 7월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화정에서 오토바이를 운행하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시멘트 레미콘차와 충돌, 그만 의식불명에 빠졌다.

2년전 여행비자로 한국에 온 아흐메드는 사고 당일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던 길에 레미콘 차량에 부딪혀 익명의 친구는 튕겨 골절상을 당한 반면, 운전자 아흐메드는 중상을 당해 생사의 기로에 빠져들었다.

<친구의 부름에 약간의 반응을 보이는 아흐메드 환자>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고양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전성호 수사관은 “아흐메드 아니스는 불법체류인 상태에서 사고를 낸 가해자로 검찰에서는 죄는 인정이 되지만, 환자가 의식불명인 상태에서 조사를 할 수 없어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같은 실정에 파주시 탄현면 새오리로의 자유로요양병원(이사장 노진이)은 비록 불법체류자로 그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고 병원비마저 수납할 수 없는 아흐메드를 받아 줄 수 있느냐는 상급병원의 문의에 노 이사장은 쾌히 승낙, 훈훈한 미담이 됐다.

의식불명의 그는 2군 감염병인 카바페넴장내세균속종인 CRE에 감염된 상태로 작년 12월6일 자유로요양병원(CRE 격리병실)으로 이송됐다.

이어 올해 2월10일 CRE 해제가 돼 집중치료실로 옮긴 후 지난달 18일 오히려 처음 전원 올 때보다 비교적 안정적 상태에서 급기야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지난 25일, 자유로요양병원을 찾은 이집트 영사는“이집트 정부에서는 아흐메드에게 지원과 협조에 관해 어떠한 대책이 없다”며 난항을 시사했다.

<왼쪽부터 이집트 영사, 통역, 노진이이사장, 내과전문의 박경우대표원장>

그는 다만,“이렇게 좋은 시설에서 아무 조건없이 아흐메드의 상처 난 몸을 지켜주고 있는 자유로요양병원의 노진이이사장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환자를 본국으로 송환하는데 아흐메드의 부모가 이집트로 송환할 비용과 송환 후 병원비 마련도 힘들어 (한국에서 계속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하겠다”고 전했다.

이와관련, 노진이이사장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고 의식이 없는 아흐메드의 아픔을 인간존중의 박애정신으로 받아 들였다”며 “인도주의 정신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실천’이라고 알고 있다”고 상기했다.

그는 “인도주의 실천은 바로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노 이사장은 이어“자유로요양병원이 개원된지 15년, 짧지 않은 시간”이라며 “아흐메드뿐 아니라, 인권과 생명의 존엄을 귀히 여기는 그 어느 곳이라면 힘닿는 한 달려가 상처를 보듬고 함께 걸어가는 든든한 벗이 되겠다”고 밝혀 귀감이 됐다.

<전문적인 최고의 의술을 자랑하는 자유로요양병원의 의료진>
<자유로요양병원 전경/홈페이지 캡처>

한편, 자유로요양병원은 2016년 5월, 파주시 국가보훈단체 협의회(9개 보훈단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데 이어 2017년 경기도 독립유공자 의료비 지원병원으로 지정, 호국보훈에도 신독(愼獨)어린 나눔문화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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