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아버지인 고이경찬명인의 딸 이기숙명인

<평양이 고향인 명인 이기숙대표가 지난 1980년 친정 아버지인 이경찬 씨가 살아생전에 빚어 놓은 감홍로를 품안에 안고 있다.>

[파주=권병창 기자] '달고 붉은 이슬'이라는 뜻의 감홍로(甘紅露)는 조선 3대 명주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힌 우리나라 고유의 명주이다.

고전 '춘향전'에서는 춘향이가 몽룡도령에게 대접하기 위해 향단에게 바로 '감홍로'를 내어오라고 하는 대목이 있다.

판소리 '별주부전'에는 자라가 토끼의 간을 빼앗기 위해 용궁에 감홍로가 있으니, 함께 용궁으로 가자고 꼬득이기도 한다.

겉모양은 보잘것 없으나 속은 좋고 아름다운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질병(질그릇)에 감홍로"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감홍로는 우리나라에 오래되고 귀한 술로 여겨져 왔다.

파주시 법원읍 소재 '농업회사법인 감홍로'는 쌀과 메조를 찌고, 여기에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한다.

<친정 아버지인 이경찬명인이 1980년도 살아생전 당시 빚어놓은 감홍로>

일반소주는 1차 증류에서 끝나지만, 감홍로는 한번 더 다시 숙성시킨 후에 증류시켜 용안육, 계피, 진피, 정향, 생강, 감초, 지초를 넣어 다시 숙성시킨다.

소주의 약효를 강화시키려는 선조들의 지혜와 전략이 함께 담겨 있는 대목이다.

감홍로는 40도의 도수가 높은 술이지만, 약재의 향이 어우러져 마시기에 부드럽고, 약재의 약리작용으로 인해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며 혈액순환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다.

감홍로 음용방법은 원주를 조금씩 반주형태로 마시는 것을 권한다.

혹여, 도수가 높아 마시기 어려울 때에는 취향에 따라 얼음을 넣어 언더락으로 드시거나, 정종처럼 따뜻한 물을 넣어 마시면 원주의 향을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그밖에 토닉워터 혹은 음료수(진저에일, 오렌지, 포도, 레몬, 사과 주스 등)와 곁들여 칵테일을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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