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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의 숨결] 상사고 뜯으며 그리움 달랜 조선 3대 기녀 '매창'매창, 고결한 지조와 기품있는 삶의 자세 지켜
<삽화/매창 테마관>

[부안=권병창 기자] '개경 송도에 황진이가 있다면, 부안에는 매창이 있다.'

조선 3대 기녀로 손꼽힌 황진이의 시는 카리스마와 시크한 반면, 바로 매창은 절절한 사랑에 순종적인 기녀로 구전된다.

"삼월이라 동녘바람이 불어
곳곳마다 꽃이 져 흩날리네

상사고 뜯으며 임 그리워 노래해도
가신 임은 돌아오시질 않아라"....<봄날의 그리움>

매창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황진이.
양반의 얼녀로 태어난 황진이는 16세기 조선사회의 규범에 따라 양반의 첩이 될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으나, 그는 이를 버리고 기구한 기녀가 된다. 

이후에는 한양 제일의 소리꾼 이사종과 만나 조선 팔도를 유람하며, 예술의 혼을 불태웠다. 
연인과의 사랑을 바탕으로 지은 그의 시는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다.

<조선 3대 기녀 매창의 초상화>

이와달리, 매창문학은 주체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절절히 담아낸다.

매창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운명과 신분에 대해 한탄하거나 세상 사람들의 조소에 가슴 아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결한 지조와 기품있는 삶의 자세를 지켰다. 

임에 대한 갈망을 노래한 작품에서는 이별 후의 고독과 상실감을 드러내면서도 주체적 사랑에 대한 태도를 표현했다. 

자연에서 인생을 관조하며 노래한 작품에서는 이런 욕망의 감정들을 정화했다는 평이다. 
낮은 신분을 넘어 주체적인 삶을 살며 사랑을 지켰기에, 같은 신분의 아전들이 비용을 내어 출판해준 기록이다.

이뿐아니라, 권필(1569~1612)은 매창을 '여자친구'라고 하다 광해군의 처남들을 풍자하는 '궁류시(宮柳詩)'를 지었다가 역모죄에 얽혀 매맞아 죽은 기백이 있는 시인이다. 

권필이 부안에서 매창에게 지어준 증천향여반에는 매창을 '여반, 즉 여자친구'라고 표현해 존중한 느낌을 주었다.

반면, 이귀(李貴,1557~1633)는 매창의 정인이 된다.
이귀는 문신을 배출한 집안 출신의 사람으로 매창의 남자로 알려져 있다. 

<팸투어단이 17일 오후 매창 테마관에서 문화해설사로부터 매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율곡 문하에서 글을 배우다가 26세에는 생원시에 합격했으며, 1603년 문과에 급제했다. 
매창은 이귀에게 정이사군이라는 시를 바친 것으로 추측된다.

서로를 향한 그리움이 사무치다.
1592년 임진왜란을 겪으며, 유희경의 소식을 듣지 못한 매창의 그리움은 더욱 더 깊어진다.

매창집에 실린 '억석', 즉 옛날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에는 임진·계사년에 왜란이 일어나자, 소식도 끊어져 시름과 한을 풀 수 없었던 매창이 거문고로 외로움을 달래며 유희경의 집이 있던 주변 언저리를 서글피 바라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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