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음식점 등 규제개혁 해결 융통성 있는 재량권 호소

<후암시장에서 15년째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원영명옹과 아내 우대범씨가 잠시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카드 사용안돼 아예 발길 돌리는 손님께 죄송"
[후암시장(용산)=권병창 기자/사진=김원혁(금융계) 기자
] 서울 1천만 시민의 쉼터, 남산자락에 인접한 재래시장내 일부 영세 업소들이 진통을 겪고 있어 제도보완이 요원하다.

실례로, 14일 오후 민족 최대 설 명절의 황금연휴 마지막 날, 서울시 용산구 관내 후암시장에는 예전과 달리, 활기찬 모습은 이내 찾아볼 수 없었다.

재래시장 골목길에 유일하게 문을 열고 있는 H분식점의 원영명(77)옹과 우대범(71.여) 씨는 “후암시장을 살려달라.”는 단말마 같은 애소를 내뱉는다.

이들 어르신 부부는 “시장에 찾아든 상당수 손님들이 드시고 싶어도 카드가 안돼 그냥 발길을 되돌릴 정도”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용산구청은 무허가라서 안된다고 밝혔지만, 두 어르신은 한국에서 화교로 태어나 후암시장에서만 15년째 음식점을 꾸렸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우 할머니는 “저 역시 한국에서 태어났다.”고 상기한 데다 원영명 옹은“일반 한국인의 어르신들은 정부에서 일정액의 지원금이 나오는데, 영주권이 있는데도 복지카드 외에 별다른 지원을 받지못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6.25전후 1954년에 개설한 골목형 상설시장으로 시작된 후암시장은 남산이 한 눈에 보이는 용산구 후암로에 자리잡은 전통과 현대식 건축이 공존하는 재래시장이다.

<두 어르신은 다가오는 여름철에는 탕수육과 콩국수도 맛있게 대접할 수 있다며 정갈한 음식 솜씨를 귀띔했다.>

현지 후암시장에는 상당수 가게들이 무허가로 이중고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온갖 시련을 감내하지만 자구책 마련을 기대했다.

우 할머니는 골목 통로에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식탁을 추가 마련해줘 그나마 날이 풀리면 애용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고마움을 잊지 못했다.

두 어르신은 무엇보다 남은 여생, 마음편히 꿈에도 그리던 영업허가 만이라도 받아 건강하게 일하고 싶다는 작은 올해 소망을 더한다.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는 잘 자라준 아들, 딸이 노구에도 식당을 차려 운영함에 따라 모시려는 깊은 효심이 항상 고마워할 따름이란다.

우 씨는 가능한 선에서 영업허가를 이웃과 함께 하루속히 받아 저렴하게 맛으로 단골을 사로잡을 부푼 꿈에 젖어 있다.

현직 의원 역시 규제와 일부 독소조항을 면밀히 검토해 가뜩이나 침체된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검토하려 했던 만큼 희망을 저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대범 할머니는 "매년 무허가에 따른 100만원의 과태료를 납부하지만, 가능한 선에서 사업자등록을 내고 떳떳하게 남은 여생을 살아갔으면 여한이 없겠다"며 마음속 눈물의 한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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