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예기치 못한 구설 휘말려 ‘거리의 화가’ 생각도”

<만화가 박재동화백이 26일 오후 서울 인사동의 미니 화실에서 파안대소를 보이며 잠시 포즈를 취했다.>

서울 인사동에서 한 독지가의 도움아래 미니 화실얻어
[인사동(서울)=권병창 기자
] “안녕하세요. 행복을 기원하며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입니다.…만화가 박재동”

유수 언론의 카툰 만평가로 한 시대를 풍미한 박재동<사진>화백이 익명의 독지가로 부터 화실 붓을 다시 들수 있게 돼 장안의 화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이 지속된 지난해 7,8월이래 박 화백은 서울의 예술거리 인사동을 무대로 재기에 나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너 평에 이른 인사거리의 캘러리 코너에서 26일 오후 만난 박 화백은 캐리커쳐를 그려내며 또하나의 불씨를 지펴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마련한 인사동의 미니 화실에서 26일 오후에 만난 박재동화백>

소정의 비용만 부담하면 고객(?)의 얼굴을 짧은 시간에 일정 사이즈로 그려 적게는 2천원에서 최고 10만원까지 다양하게 표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에피소드로는 평소 그림에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부터 청년층의 애교어린 주문에 그만 피로감마저 눈녹듯 사라진다는 후문이다.

만화가 박 화백은 지난해 예기치 못한 구설에 휘말리며, 마음이 무척이나 무거울 때 찾은 어린이들과의 얘기를 나눌 때 스스로 달라지는 표정에 적이 놀랍고 보람찼다고 귀띔했다.

다만, 천진난만한 자신들의 모습을 담은 캐리커처를 무료로 주길 바라지만, 이는 분명하게 원칙적으로 상응한 값을 내야한다는 가벼운 훈육마저 일깨워 준다고 상기했다.

비록 2,000원에 불과하지만,아이의 용돈으로 값을 지불하되, 당장 없으면 엄마한테라도 빌려 그림은 사야되는 평소 인식을 심어준다고 주지했다.

즉, 손쉽게 구하는 ‘공짜’ 습관을 단단히 고쳐주고 싶다는 작은 시도란다.

시사만화가로 지상을 장식했던 그는 요즘 정치권의 일탈에도 주저없이 일침을 가한다.

<익명의 독지가가 마련해 준 '박재동화백 오픈 스튜디오 얼굴 그리기' 미니 화실>

과거에는 권력과 자본력이 결탁된 체제였지만, 지금은 약화되어 가고, 조금나은 자본 세력은 주도권 싸움에서 대세를 넘겨 받았지만 안심할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일갈했다.

그 역시 힘든 시기가 있었던 터라, 굉장한 충격속에 사람이 가장 괴로운 것중에 수치심이었다고 술회한다.

TV에 방영된 자신의 모습에 그만 자택 앞 슈퍼에서도 사람을 만나는게 낯부끄러워 한동안 못나갔을 정도였다고 고백한다.

그 와중에 잊을 수없는 기억은 골목의 슈퍼 아저씨가 힘내라는 듯 웃어준 것이 지금도 잊을 수없다고 밝혀 당시 심적고통의 아픔을 시사했다.

그는 “사람은 자기를 이해해 주는 곳에서 사는구나”라고 느끼게 된 일화도 털어놓았다.

박 화백은 이밖에 코로나19로 버거운 문화예술인들의 희망어린 조언을 빼놓지 않았다.

“내가 말할 처지는 못되지만, 나 자신도 그 중의 하나”라며 “내 경우는 괴로운 시기에도 그림이 팔리는 것도 아닌데다 출판도 안돼, 아예 ‘거리의 화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나마 그는 "평소 어려울 처지에 닥칠 연습을 많이한 덕분에 사람들과 부딪쳐 행운이었죠. 지금은 ‘경기신문’에 기고하며, 약간의 생활비가 나온다"고 말했다.

박 화백은 “다른 작가들 가운데 어려운 분들이 너무 많다”며, “작가들도 그렇지만 사회가 작가라는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삶은 곧, 우정이고 사랑이며, 우리가 살아가는데 배만 부른 것이 아니라 그런 걸 만들어 내는 것이 예술가를 나무로 치면 꽃을 피우는 것”이라 비견했다.

박 화백은 이에 “꽃을 피워 아름다움을 발현해 내는 인식(자연의 섭리)처럼 아름다움을 만드는 예술가를 위해 돈을 많이 벌면 가난한 예술가를 후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나아가 “이런 아름다움을 만드는 사람(예술인)을 키워가야 (도네이션 등)한다”는 작은 소망 또한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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