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은 61주년을 맞는 국군의 날이다. 늘 맞는 국군의 날과 다르게 이번 국군의 날은 내게 의미가 남다르다.

정식 전투기 조종사임을 인정하는 휘장을 수여받고 처음으로 맞는 국군의 날이기 때문이다.

지금 국가방위의 최일선에 서 있는 전투조종사로서, 나는 주어진 막중한 임무를 생각할 때마다 그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국가와 국민의 기대에 보답하는 책임감 있는 전투조종사가 될 것을 다짐하면서. 기지개조차 펴기 힘든 좁은 조종석에 앉아 전자기기로 가득 찬 계기판을 매순간 체크하며 공중임무를 수행할 때는 항상 긴장의 연속이지만, 그 속에서도 여유를 찾고 드넓게 펼쳐진 푸른 조국의 하늘을 볼 때마다 가슴 벅찬 감동과 끓어오르는 전율을 느낀다.

전투기를 조종하며 최대기동에 근접해 엄청난 중력의 압박 속에서 어려운 임무를 하나 둘씩 완수해 나갈 때의 전율은 전투기 조종사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것이기에 조국의 하늘을 지키고 있는 현재 나의 모습에 큰 자부심을 갖는다.

일정한 제약과 규율 속에서 살아야 하는 군인으로서의 삶은 쉽지 않다고들 한다. 그래서 사회에서는 아직 군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만 그와 달리 지금 우리는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맡은 곳에서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주어진 임무에 임하고 있다.

우리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보금자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각자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고 일하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전문가들로 가득한 대한민국 공군에서 영공을 방어하는 전투기 조종사다. 땅에서나 바다에서와 마찬가지로 나와 같은 생각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멋진 동료들이 많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군은 최고가 될 수 있고 국민들 모두가 박수와 격려로 우리를 맞아줄 수 있는 것이다.

항상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신임 조종사로서의 마음을 간직하며 오늘도 내 빛나는 청춘을 조국의 영공수호와 함께할 것이다.

다시 한번 국군의 날 61주년을 맞는 모든 장병의 건승을 기원한다.

<김학경 중위 공군19전투비행단 162비행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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