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수준 벗어나지 못한 노동자"

세계최고 공항에 걸맞게 노동자도 세계최고 대우해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국회=임말희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경기갑, 사진)는 15일 인천국제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자회사 노동조건 몇 가지 사항을 지적했다. 

첫째, 노동조건 개선 없는 정규직 전환을 제시했다. 인천공항공사 제출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이하 인공)은 세계 공항 최초로 국제공항협의회(ACI) 고객경험인증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고 했다. 

반면, 정규직 전환 협의 완료(2020.02) 이후 2021년 10월까지 신규입사자 407명 중 79명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규직 전환 추진현황을 살펴보면,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개선,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취지를 갖고 정규직 전환을 위해 인천공항시설관리, 인천공항운영서비스, 인천국제공항보안 3개 자회사 설립. 인공 비정규직 노동자 약 9,000여 명은 2018.01부터 2020.07까지 용역업체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현재 신규채용이 진행되지 않아 원래 정원에서 작게는 100명 많게는 400명 정도 부족한 인력으로 공항이 운영되고 있다. 

세계 최고 공항 평가를 받고 얼마 전 인국공 사태를 거치며 인공은 좋은 직장으로 소문이 나 있는데 왜 신규채용이 잘되지 않는지, 정말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이 맞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둘째, 최저임금 턱걸이 수준의 급여를 들었다. 각 자회사 임금을 살펴보면 신입직원 급여가 최저임금(월 182만2,480원)을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 

셋째, 평균 이하 노동환경평가를 내세웠다. 지난해(2020.12.) 고용노동부 평가를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46.54점”으로 평가받아 평균 50.4 보다 낮은 수치다. 

넷째, 주5일제 시행 20년 후에도 6일 근무를 지적했다. 현재 공항 환경미화 노동자는 주 6일 근무, 주 5일제 된 지 20년이 다 돼가지만 국가기관인 공항에서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사 정규직은 4조 2교대로 근무하지만 자회사 노동자는 3조 2교대, 환경미화 노동자는 주6일 근무로 공사와 근무 형태가 매우 차별적이다. 인공 3기 '노사전문가회의'를 통해 4조 2교대, 주5일제에 대한 교대제 개편 추진을 합의한 바 있으나 이는 현재까지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섯째, 용역업체 시절과 같은 계약조건을 꼬집었다.

"노동자 처우가 열악한 것은 용역회사 시절과 같은 최저하한낙찰률을 적용하거나 낮은 (위탁) 설계단가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 평가에서도 중요하게 지적된 사항은 ‘수의계약 개선’이었다"며 "인공은 공사에서 지급하는 위탁 계약금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계약기준이나 조건이 용역업체 시절과 똑같다면 자회사 노동자 처우개선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여섯쨰, 노조활동을 형사고발하는 세계최고공항을 비판했다. 인공은 지난 2014년 공항 내 1인시위를 이유로 노동자에게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자회사 전환 후 해고한 바 있다. 

2020년 7월에는 인천공항 카트분회에서 쟁의행위의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항 내에서 파업을 진행했으나 공사는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인공지역지부장과 카트분회장에 대한 형사고소로 공판진행 중이다. 이는 일터 내 쟁의행위를 이유로 노동자를 형사고발하고 해고한 것이다. 

일곱째, 세계 최고 공항에 걸맞게 노동자도 세계 최고 대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의원은 "인공이 세계 최고 평가를 받은 것은 지난 12년 간 매일 땀흘려 일한 용역회사, 자회사 노동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심 의원은 "그렇게 해서 인공이 세계최고 평가를 받았다면 노동자들 대우 또한 그에 걸맞아야 할 것이다. 카트 노동자 자회사 전환이 약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상세한 로드맵은 무엇인지 심상정 의원실이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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