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이 드디어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6개월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5월, 서울 잠실 주경기장을 5만명 관객으로 가득 채우며 대한민국 공연 역사를 다시 썼던 조용필은 12월 6일 부산 공연을 마지막으로 40주년 기념콘서트를 마치며 다시 한번 대중음악 공연에 금자탑을 쌓았다.
‘THE HISTORY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타이틀로 진행된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를 통해 조용필은 서울을 비롯 대전, 대구, 창원, 울산, 광주, 포항, 목포, 부산 등 각 지역의 공연을 매진시키며 ‘역시, 조용필’이란 감탄사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 5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조용필 40주년 전국투어 기간 총 3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조용필의 공연장을 찾았다.
현재 국내에서 이와 같은 관객 동원력을 지닌 공연은 ‘조용필 콘서트’가 유일하다는 게 공연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조용필은 매 공연마다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우며 새로운 진기록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진수 교수(경제학 에센스 저자)는 경기 침체와 서민들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 속에서도 조용필의 공연이 30만 명이라는 엄청난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조용필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가창력을 따를 수 있는 가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즉 조용필은 단 한 명 뿐이며 가수로서 그가 지니고 있는 노동공급은 가히 독보적이고, 이에 매료되는 관객들은 돈을 기꺼이 지불하면서 그의 노래를 수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준흠은 “조용필의 노래와 가수로서의 인생에 있어 감동을 주는 요소가 관객들을 그의 공연장으로 불러모으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보았는데, 하나는 그의 노래 자체가 갖고 있는 감동이고, 다른 하나는 조용필이라는 인간에 대한 감동이다.
박준흠은 “현재 조용필만큼 가수로서의 외길인생을 묵묵히 걸어온 아티스트가 흔치 않다”며 “특히 40년이라는 세월 동안 가수로서의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과 실행을 이어나갔다는 점에서 그 성과 여부를 떠나 조용필은 대중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8개월간 조용필 40주년 전국투어
관객이 함께 엮어낸 최고의 축제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에 대한 고민은 35주년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시작됐다.
본격적인 준비와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한 협의는 2007년부터 이뤄졌다.
매번 새로운 역사를 스스로 써나가고 있는 조용필이기에 그에 따르는 부담감 또한 높아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기대와 긴장감 속에서 시작됐다.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의 타이틀은 조용필이라는 가수의 인생을 함축하고 있는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정해졌다.
후배 가수들과 여러 팀의 축하공연이 함께 했던 35주년과 달리, 이번 40주년의 모든 공연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무대만으로 관객을 이끌어 왔다.
오리지널의 힘으로 조용필 공연이 지닌 가치 그대로를 최대치로 펼쳐내며 매 공연마다 30곡이 넘는 히트곡들을 쉼없이 이어갔다.
무엇보다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는 조용필과 관객이 공연의 흐름을 함께 만들어 나가며 최고의 축제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가수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모든 곡을 합창하는 모습은 그 누구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장면일 것이다.
어떠한 기술적 장치의 화려함과도 비견될 수 없는 콘서트의 감동은 바로 조용필의 콘서트에서 보여진 가수와 관객들의 하나되는 모습이었다.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가 수립한 또 다른 기록들
최다 관중넘어, 최다 스탭, 최대 물량, 최대 준비기간

역사적인 40주년 기념콘서트는 총 30만 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던 만큼이나 관객들을 위해 함께 준비하고 일하는 스탭 역시 최다 인원을 이루었다.
서울 잠실주경기장을 비롯한 야외 공연장의 경우 매 회 1,000명 이상의 스탭이, 실내체육관의 경우 300명의 스탭이 동원됐다.
지난 6개월 동안 전국투어에 함께한 스탭 인원은 무려 약 12,000명에 이른다.
공연에 쓰인 시스템만도 엄청나서 국내 최대 물량이 사용됐다. 야외공연과 같은 경우, 매 공연마다 11톤 화물차량 50여대가 공연에 사용되는 모든 시스템 장비를 운반하며 전국을 누볐다.
음향 시스템에 있어서는 야외공연의 경우 관객들에게 소리전달이 골고루 되도록 하기 위해 사용된 메인 스피커만 240통에 이른다.
잠실주경기장 규모의 야외공연 시 보통 120통 정도를 사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이번 공연은 그 어떤 공연보다 야외공연의 음향에 있어 많은 심혈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의 음향을 담당하고 있는 토탈사운드의 김경호 부장은 “조용필 40주년 야외공연과 같은 경우, 공연장 자체가 워낙 방대했지만 최고의 흡음 도구인 관객이 만석에 가까웠기 때문에 소리 반사를 최소화 시킬 수 있었다”며 “관객이 많이 차면 찰수록 콘서트의 음향 퀄리티는 높아진다는 면에서 조용필 콘서트는 모든 공연마다 관객들이 좋은 음향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고 강조했다.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에서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 조명. 이번 콘서트에서는 기존 할로겐 파라이트 사용의 틀을 벗어나 무빙라이트로 가자는 기획에 맞춰 무빙라이트를 주로 사용했다.
야외 공연의 경우 이를 위해 350개의 무빙라이트가 동원됐으며 설치 기간만 5일이 걸렸다.
하루 동안의 테스트, 3일간의 리허설 일정으로 진행됐다.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의 조명을 담당한 토탈코리아 김성희 실장은 “조명은 암전이 된 상태에서 프로그램, 메모리, 포커스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야외공연과 같은 경우, 실제 공연시간에 맞춰 밤에 사전 작업을 해야 했다”며 “엄청난 물량의 조명을 컨트롤 하고 완벽을 가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 준비와 현장 진행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용필 콘서트의 수 많은 하드웨어들의 하중을 버티며, 초대형 타워를 만들어낸 것은 바로 DKS라고 불리고 있는 시스템 비계의 힘이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트러스와 달리 건축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시스템 비계는 최근 이벤트 행사장에서도 두루 사용되고 있으며, 조립식으로 되어 있어 더욱 단단하게 고정이 가능하고, 좀 더 다양한 모양으로의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잠실 주경기장을 비롯한 야외 공연장에 40m짜리 타워를 설치하면서 사용된 시스템 비계의 무게는 150톤에 달했다.
이는 보통 18층 건물을 쌓아 올릴 수 있는 규모다.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의 DKS를 담당한 디케이스카프의 김중건 전무는 "조용필 40주년 전국투어 기간 야외 공연 8개 지역, 실내체육관 11개 지역, 총 19개 지역의 공연장에 사용된 DKS의 규모는 1,500m 높이의 건물을 쌓아 올릴 수 있는 정도에 달하며, 이는 600층 건물 높이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조용필 40주년의 대미를 장식할 ‘서울 앵콜’ 공연

이제 조용필은 40주년의 대미를 장식할 서울 앵콜 공연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5월 서울공연을 시작으로 전국투어와 미국 공연을 포함해 총 21회의 공연을 펼치며 40주년을 의미있게 장식한 조용필.
30만 명의 관객을 공연장으로 불러 모은 그의 40주년 마지막 공연이 어떠한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펼쳐질지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용필은 40주년 마지막 앵콜 무대를 통해 꿈, 고추잠자리, 못 찾겠다 꾀꼬리, 모나리자, 킬리만자로의 표범, 허공, 친구여, 그 겨울의 찻집, 여행을 떠나요, 창 밖의 여자, 비련 등 주옥 같은 히트곡을 관객과 함께 열창하며 그의 40주년과 더불어 2008년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권병창 기자/사진=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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