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원이 골프장 CEO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건내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돼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 안성 스테이트월셔 골프장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김기동)는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이 골프장 회장 공모 씨로부터 1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현 의원의 보좌관 김모씨를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 의원이 국회의원 선거 때 빌렸던 돈을 받기 위해 지난해 6월 한나라당 서울시당 부위원장이던 공씨에게 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현 의원의 지시로 1억원이 담긴 박스를 받아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기소된 공씨로부터 비슷한 진술을 확보, 지난 4일 김씨를 체포해 조사한 뒤 5일 석방한 바 있다.

김씨는 체포 직후에는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했지만, 공 회장과의 대질심문 이후 혐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공씨가 김씨 등 보좌관들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현 의원을 소환해 공씨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한편, 골프장 인허가 과정에서의 대가성 여부였는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그동안 공씨로부터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마련한 비자금을 정관계 로비에 사용했다는 진술을 확보, 관련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이와 관련 검찰은 공씨를 비롯한 후원업체 관계자들에게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같은당 공성진 의원을 이르면 이번 주내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공 의원이 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과정에서 기업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정황을 파악하고, 관련 업체들에게 대한 조사를 벌어왔다.

이 밖에 검찰은 공 의원이 다른 사람 명의의 카드를 사용하고, 이 대금을 기업체에서 대납한 사실과 골프장 전동카드 납품업체 C사로부터 돈을 받은 정황, L사에서 공 의원이 운영하는 포럼 사무실 임대료를 대신 대준 정황 등을 잡고 관련 기업들에 대한 압수수색 및 소환조사를 진행해 왔다.

앞서 공씨는 2004년 스테이트월셔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허위계약서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 중 33억8,000만여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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