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31일 오전 새해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한나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예결위 회의장을 본청 245호실로 긴급 변경하고 292조8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처리했다.이는 정부가 제출한 291조8000억원보다 1조원 증액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최대 쟁점이었던 4대강 사업 예산은 국토해양부에 편성된 3조5000억원 가운데 2800억원을 삭감했다.이 삭감된 예산 중 1400억원은 비4대강 사업인 소하천 정비 비용으로 신설했고, 나머지 1400억원은 국채 감액으로 반영했다.또 여야 간 양보 없는 마라톤협상을 벌였던 수자원공사 이자보전비용은 800억원 중 100억원을 삭감했다.김광림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는 본청 본회의장 맞은편에 있는 예결위 회의장을 찾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민주당의 협조를 당부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강력 저지하자 "여기서는 회의를 진행하기 곤란하므로 회의장을 본청 456호실로 옮겨 바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선포했다.김 의원의 갑작스런 회의장 변경 발언에 당황한 민주당 의원들은 곧바로 456호실로 달려갔으나, 그곳은 이미 한나라당이 오전 7시 의원총회를 연 이후 점거했던 상황이어서 민주당의 진입은 불가능했다.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장 밖에서 야당 의원들의 진입을 막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10시 예정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산 부수법안 처리가 민주당의 반발로 불가능해질 경우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할 예정이어서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몸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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