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남짓 주옥같은 저서활동으로 시대를 앞서 읽어온 창조적 상상력의 소유자 이어령 박사가 최신 디지로그 이론과 아이디어로 직접 공연대본을 쓰고 30년간 사물놀이 한 길만을 고집스럽게 걸어온 김덕수씨가 디지로그 아트의 창조적 형식으로 구성한 새 버전의 무대를 연출,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춤꾼 국수호와 명창 안숙선이 홀로그램으로 출연해 가상현실 속에서 가무악을 융합한 새 연희공간을 창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거기에 신예 디지로그 기술의 개척자인 디스트릭트(대표 최은석)의 홀로그램의 4D 디지털 기술과 전통공연예술 전문 기업인 난장컬쳐스(대표 주재연)가 아날로그 제작에 참여, 꿈을 현실화시켰다.

첨단기술과 한국문화의 융합/Gesture & Sound Sensing 기술 선봬/디지로그 아트로 재탄생하는 김덕수패 사물놀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인 디지로그(Digilog)는 정보와 기술의 상징인 디지털 문화와 감성과 오감(五感)의 문화인 아날로그의 합성어이다.

디지털 세계와 아날로그 세계가 대립이 되는 것이 아니라, 또는 아날로그 세계가 디지털이되는 것이 진보가 아니라, 두 개의 세계가 서로 어울리는 조화와 어울림을 표현한 것이 바로 디지로그이다.

사물놀이가 탄생한지 30년이 지난 현재, 연주자 스스로의 육체와 감수성을 이용해 만들어 펼치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사물놀이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의 옷을 입고 전 세계가 함께 감동할 수 있는 하나의 퍼포먼스가 이루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오늘의 타이틀인 ‘죽은 나무 꽃 피우기’인 것이다. 사물놀이에 사용되는 네 가지 우리의 전통 타악기는 다양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쇠 악기인 꽹과리, 징과 가죽악기인 장고, 북들이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장고-봄-비/북-여름-구름/꽹과리-가을-천둥/징-겨울-바람이라는 오행사상에 기초한다.

두드림의 악기인 사물악기에 이러한 전통적인 철학과 4계절의 순환구조를 도입해 디지털 문명으로 피폐해진 지구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스토리텔링 구조를 가미했다.

끝없는 디지털 일변의 추구로 인해 황폐해져 가는 오늘날 우리 인간의 감성을 다시 일깨워, 새로운 세상,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꽃 피울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물악기 소리의 강도, 연주자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센서 기술을 활용해 연주자들의 공연 형태와 관객의 반응에 따라 실시간으로 영상이 변하게 된다.

미리 제작된 영상에 맞춰 퍼포먼스가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신명이 능동적 상호작용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서도 3-D 이미지가 변하게 된다.

연주자들의 다이나믹한 공연과 더불어 관객들의 박수와 탄성이 함께 공연의 피날레 부분인 ‘죽은 나무’를 꽃 피우는 광경을 연출하게 된다.

한편, 선보이게 될 홀로그램은 영상이 3차원이고, 실물과 똑같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사진으로서, 홀로그래피의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입체상을 재현하는 간섭 줄무늬를 기록한 매체로 홀로그래피 기술의 응용분야는 매우 많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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