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의 설연휴를 마치고 처음 출근한 28일 점심시간. 포항시청 구내식당에 들어선 직원들의 눈길이 한곳으로 쏠렸다.


  박승호 포항시장이 분홍색 앞치마를 두른 채 직원들에게 직접 떡국을 배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평소에도 점심시간이면 빈자리가 없던 구내식당은 이날 후생복지운영위원회에서 점심시간 떡국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수차례 청내 방송을 통해 알린 탓에 직원들이 길게 줄을 섰다.


  떡국을 배식하는 박 시장의 손길이 바빴지만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직원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배식을 시작한지 약 30분쯤 지나서야 박 시장은 배식을 마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인 그릇에 떡국을 담아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식사를 했다.


  박 시장은 이에 앞서 아침 예정된 간부회의를 부시장이 주재토록 하고 자신은 용흥동을 비롯해 남․북구청을 방문해 일일이 직원들을 찾아다니며 설 인사를 건넸다.


  박 시장은 “민생안정과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는 무엇보다 공무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소통을 통해 사기진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단체장은 명절을 쇠고 나면 집무실에서 간부들의 명절인사를 받는 게 관례였기 때문에 이날 박 시장의 행보는 파격적으로 비쳤다.


  박 시장은 설 연휴 전부터 민생투어에 나서 사회복지시설을 비롯해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시내버스 환승제를 직접 체험하는 등 강행군을 펼쳤다. 


  설 연휴 기간에도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포항요금소에서 귀성객을 맞이하고 소방서 등 각 기관을 방문해 비상근무자를 격려하고 덕실마을을 방문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박 시장이 지난 2일 포항문예회관에서 열린 포항시청 2009년 시무식 신년사를 통해 1500명의 공무원 앞에서 “민생과 사업현장을 챙기기 위해 민간행사 참석을 되도록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힌 말이 식언이 아님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후생복지운영위원회에서 직원 600여명에게 제공한 떡국에는 쌀 130kg, 야채 60kg, 소고기 20kg, 귤 6박스 등 120만원 가량의 재료비가 소요됐다. <포항=신행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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