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철새들이 천혜의 홍도를 기착하거나 통과하며, 조류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남해안 초입부에 위치한 홍도는 한반도를 통과하는 철새들의 관문역할을 하고 있어 봄철 철새이동 소식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철새들의 파라다이스로 손꼽힌다.

9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의 조사결과, 4월초 현재 홍도에는 봄맞이 철새의 선발대격인 후투티, 종다리, 제비, 알락할미새, 직박구리, 흰배지빠귀, 휘파람새 등 30여종이 찾아오고 있어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철새는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나고 우리나라, 일본 등지에서 번식하는 대표적인 여름철새로서 우리나라에는 보통 4월∼10월 동안 머문다.

<후투티는 머리깃을 세우면 인디언 같아 속칭 ‘추장새’라고도 불린다.>

철새연구센터가 지난 2006년부터 ’09년까지 철새들의 봄철 도래시기를 조사한 결과, 시기는 종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으며 종별 도래 순서는 매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락할미새는 우리나라에서 4∼10월 머물다가 겨울에는 동남아시아로 이동한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올해에는 알락할미새, 후투티, 제비, 흰배지빠귀 등이 예년에 비해 보름 정도 빠르게 홍도를 찾았지만 종다리는 10일 정도 늦게 관찰된 점이다.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의 채희영 박사는 "본격적인 철새도래가 시작되면서 하루에 60∼70마리에 이동경로 파악을 위한 가락지를 채우고 있다"면서 "앞으로 철새이동시기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와의 관계를 분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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