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회 아카데미에서 6개부분의 수상을 거머쥐며 화재를 모았던 더 허트 로커가 4월12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영화는 이라크 전쟁에서 폭발물 해체반(EOD)의 책임과 임무 두려움과 공포를 담아내면서 다큐멘터리 처럼 사실적이고 미스테리 스릴러 처럼 긴장감이 팽팽했다. 

전쟁의 한 복판이 아닌 폭발물 해체라는 전쟁의 한 부분을  중심축으로  전쟁이 인간에게 주는 잔인함을 밀도 있게 그려 내고 있지만 누군가를 영웅으로 만드는 호들갑은 없었다.   

사실 이 영화는 알려졌다시피 영화사의 흥행을 갈아치운 아바타의 카메론 감독과 한때 부부였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작품이다. 여성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지만 전쟁이라는 남성적인 영화에 끝까지 군복입은 남자 배우들이 영화를 차지한다.  

아마도 이 부분은 작가의 영향이 클 듯하다. 작가 마크 보울은가 실제 이라크전쟁에 참가했던 종군 리포터 였다. 그가 폭발물 해체반과 바그다드에서 함께 생활했던 것이 이 영화의 기반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다른  전쟁영화나  SF의 전쟁영화와는 좀 다른 점은 영웅이 치르는 전쟁영가 아니라는 점과  전쟁이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고 싸운다는 점 이외에도  심리적인 묘사를  아주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폭발물해체반은 무겁고 생명을 그나마 지탱해 줄지도 모르는 더운 방호복 속에서 사막의 뜨거운 열기를 들여마시며 힘겹게 숨을 내쉬어야 하고 사방에서 호시탐탐 이들을 노리는 감시자들의 눈치를 보면서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총알을 피해 시간에 쫒기면서 폭발물을 분해해야하는 전쟁군인들은 전혀 안전의 담보 없이 전쟁의 한 귀퉁이을 해결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도시의 건물 틈은 물론 사막의 염소 뒤 편까지도 총을 든 적이 도사리고 있지만  때로는 방관자의 작은 손짓 하나가 폭발물 작업자들의 생명은 물론  많은 이들을 죽일 수 있는 무기도 된다. 

다양한 폭발물을 해체하는 이들의 임무는 자살폭탄 소년의 몸에 심어진 폭발물 해체 하면서 전쟁에 대한 공포와 증오가 극에 달한다.

생명조차도 담보 되지 않는 전쟁에서 폭탄해체반 역시 전쟁중인 군인의 임무와 공포속에서 본국에 소환될 날을 견디며  하루를 살았냈음을 위안삼지만  옆에서 전우가 죽어가고 다치는 것을  속절없이 봐야 하는 두려움과 고통에 시달린다. 

하지만 두려움과 전율도 중독 되는가?  본국에 돌아와서의 행복은 늘상 바그다다의 폭발소식에 더 많은 신경을 곤두세운다. 목숨을 담보로 폭발물을 처리한 경험이 또 다시 바그다드로 향하는 심리로 나타나는 아이러니가 되풀이 되는 것이다.  그들이 진정 두려워 하는 것은 전쟁에서 목숨을 잃는 것이 아니라 임무에 대한 실패였다.           이순주 기자

제목 : 허트로커(The Hurt Locker)

감독 : 캐서린 비글로 

작가 : 마크 보울 

배우 : 제임스역 -제레미 러너/센본역-안소니 마키/ 오웬엘드리지역-브라이언 캐러티 

개봉 : 4월 22일

배급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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