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경제위기 징조는 작년 9월에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9개월이 지난 7월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 등 경제정책 당국자 그리고 자칭 증권 전문가들이 이제서야 경제 위기를 조금 알아차린 것 같다. 언론과 부동산 시장관여자들도 이제서야 심각성을 깨닫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너무 늦은 것 같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왜  늦었는지 분야별로 위기 상황을 점검해보고 1997년 당시와 2008년 현재를 비교해 보자.   


<경제 주체별로 직면한 위기>

첫째, 은행은 환율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부정하고 외환파생상품을 만들어 기업들을 대상으로 환투기 장사를 했다.  그결과 다수의 중소기업이 부도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고 금융경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은 냉혹하다. 이러한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할리가 없다. 따라서 은행으로부터 외면당한 이들 중소기업은 부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은행 등 대출금융회사는 단기 외채도입 또는 단기성 자금을 이용하여 장기성 주택대출을 했다. 70% 가계는 원금 상환능력은 차치하고라도 이자 상환능력까지 약화되는 형편이다. 이는 스스로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그 결과 미분양 아파트의 급증과 중견 건설업체 다수가 부도위기에 몰려 있다. 당연히 시장은 이들을 거두지 않을 것이고 이런 은행의 부실채권은 하반기 이후 급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항들을 정리하자면 은행권 부실채권 증가는 금융위기로 발전하고, 자금경색현상을 초래하여 주가지수 폭락 및 제조업과 가처분 소득대비 부채가 많은 가계 파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때가 늦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다수의 제조업은 은행권의 자금경색 현상 때문에 신규대출은 커녕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까지 상환기간을 연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는 은행들은 단기 외채를 상환해야 하고 기존 대출에 대한 위험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역시  이러한 제조업을 외면할 것이다. 제조업의 성격상 특정 제조업의 위기는 관계(관련)회사의 위기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떠한 정책도 이를 차단하기 어려 것이다. 

 즉, 현재의 제조업 경영환경을 종합할 때 어떠한 대책도 통할 수 없는 상황으로 까지 왔다는 점에서 이미 때가 늦었다는 것이다.

 셋째, 가계부문을 보자. 2005년 이후 급증한 주택자금 대출은 2008년 하반기 이후 집중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하지만, 가계는 대출금 상환여력이 크게 악화 되고 있다. 주식투자 실패와 실질적인 임금소득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려면 투자손실을 보고 부동산이나 주식을 처분해야 하지만  부동산시장이나 주식시장 모두 엄청난 매물을 소화할 주체가 없다. 이 역시 어떠한 대책도 통할 수 없다. 수습하기에는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넷째, 정부 부분의 시장 개입 실패가 있다. 

정부는 3월 정권을 잡자 마자  환율 상승을 유도하여 물가상승만 초래케했다. 이로 인해 기업과 가계부분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되기 만들었다. 

 7월 현재도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으나 다수의 전문가들과 외국계 금융회사들까지 실패가 보장된 것이라고 말하는 외환보유고만 낭비하는 시장개입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구나 정치권과 국토해양부는 붕괴되는 미국의 부동산시장을 확인하고도, 또한 미국 금리인하를 계기로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에 따른 실수요자들의 재산가치 감소와 실질소득 감소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파트 시장에 추가적인 거품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부동산 거품은 이미  실수요가 없는 주택경기 부양책이라 실패가 보장된 정책이다. 이 또한 다른 대책을 세울수 없다는 점에서 때가 늦은 것이다. 

다시 말하면 소득이 없어 주택구입 능력이 없는 아프리카 지역에 고급 아파트를 건설하여 분양원가를 인상하는 부동산 정책에 다름없는 것이다. 제대로된 정책도 아니고 이미 실패가 보장된 정책이라는 점에서 위기만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

① 1997년 초 태국에서 가장 먼저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전문가들과 한국은행 및 정책 당국자는 물론 경제신문을 포함한 언론까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안타까운 것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경제정책 당국자와 경제전문가들 및 언론의 경제지식 수준은 그대로라는 점이다.

1997년 초 태국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한국의 경제 전문가와 금융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태국경제와 연결되어 있는 아시아 경제 및 아시아 경제와 연결되어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이해(지식) 부족 등으로 태국의 위기가 한국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  그러나 태국정부가 외환위기기를 선언한 4월 이후 7개월 만인 1997년 11월에 한국정부도 외환위기를 선언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한 번 생각해 보라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난해 9월 미국이 사실상 금융위기를 선언했다. 2008년 현재 미국경제와 한국경제와의 상관관계는 10년 전 태국경제와 한국경제와의 관계보다 훨씬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한국경제 위기로 발전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경제정책 당국과 금융전문가 및 경제연구소들과 언론들은 미국경제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심지어 미국이 부동산 거품붕괴에 따른 금융경색을 완화하기 위하여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자 안도하기까지 했다. 부동산 거품붕괴는 금리인하를 통해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1980년대 중반 일본의 사례에서 확인했음에도 그랬다.

그리고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초래할 원자재 가격폭등 현상마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위기의 본질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의 진원지는 부동산 거품붕괴임에도 서브프라임 사태라고 축소 해석하고 있고, 인위적인 금리 인하가 가져올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메가톤급 부작용(석유시장과 곡물시장 및 원자재 시장의 투기시장화)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로  위기가 더 커졌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이명박 정부는 정상적인 경제환경에서도 실현 불가능한 747 정책으로 국민을 속였고, 증권전문가들은 당시 2천선대 까기 급등한 거품 증시를 정상적인 주가지수라고 호도했다.  심지어 금년도 최고 주가지수를 2500~3천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국민을 기만했다.(선거공약) 중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2년 동안에 6배까지 상승한 거품투성이였던 상해 주가지수를 정상적인 주가지수로 호도하면서 한국 국민을 투기시장으로 유도했다.

설상가상 국내외 경제환경은 베트남과 태국을 중심으로 또 다시 외환위기가 거론되고 있고, 한국도 외환위기 가능성이 또 다시 제기되자, 외환정책 당국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고를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때가 늦었다.

 ② 1997년도 외환위기 직전에는 기업의 부채과다가 문제였지만, 2008년 7월 현재는 가계부채 과다 문제가 심각하다. 거기에 부동산 거품 붕괴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금융정책 당국과 금융회사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위기관리를 해야 할 상황이므로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대책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이후 한계상황에 놓여있는 건설업체부도와 가계의 파산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당연히 부동산 시장에 내재된 거품이 붕괴될 수밖에 없고, 실제로 버블 세븐지역을 중심으로 거품이 빠르게 붕괴되고 있는 것이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미국경제 위기로부터 9개월이 지난 2008년 현재 한국경제는 경제 전반에 걸쳐 암이 전이될 때로 전이된 상태라고 보여진다. 

경제위기 수습을 위해 칼을 대는 순간(경제정책을 추진하는 순간) 체력이 더욱 약화되어 죽음(경제 파탄)만 재촉할 뿐이라고 볼 수 있다.

③ 부동산 거품 붕괴문제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미국은 1997년 경기 침체기 처럼 아시아에 투자하고 있는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경제 위기극복을 도모하고 있는 것도 같다.

1997년 당시에는 미국계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비중(7% 이하)이 낮았지만, 지금은 시가총액의 30%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10%만 매도하면 약 100조원(약 1천 억 달러)까지 유출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외환보유고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미 때는 늦었다.

참고로 금년 들어 벌써 223억 달러가 유출되었으며,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매도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을 동원하고 있으나 결과는 투자손실만 확대될 뿐이다. 즉, 증권시장의 호객꾼들과 정책 당국은 손절매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적인 경제상황을 종합하면 어떠한 증시 대책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미 때가 늦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④ 경상수지 적자와 은행권의 단기 외채 상환 및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이탈하는 상황에서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환율을 인위적으로 안정시키면 외환보유고만 감소할 뿐인데, 외환정책 당국이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것도 1997년 당시와 동일하다.

문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안한 실질 외환보유고 및 순 외화 채무국이라는 현실과 외국인 투자 비중을 고려할 때 빠져나갈 수 있는 외화가 1997년 당시보다 훨씬 많다는 점에서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므로 이미 때가 늦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⑤ 1997년도 외환위기 직전에는 장기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었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 거품 붕괴 우려가 없었지만, 2008년도 7월 현재는 부동산 가격에 적지 않은 거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있으므로 부동산 가격 거품 붕괴를 막을 수 없는 것도 1997년 당시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  2008년도 부동산시장 환경은 부동산 경기대책을 강행할수록 위험이 오히려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적절한 대책이 아니므로 불난 집에 휘발유 붙는 행위와 다름없으므로 위기를 오히려 재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문제다.

즉, 어떠한 부동산 경기 대책도 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미 때는 늦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허리띠만 졸라맨다고 될 일이 아닌 것이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유일한 방법이겠지만....

최대의 위기는 최대의 기회란 생각이라도 가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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