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윤(오른쪽) 대회장과 일본의 이시즈카 메이온 씨가 대회 시작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아암 환우돕기의 가족적인 분위기와 1년에 단한번 불우이웃을 위해 즐기는 이색 마라톤이 좋아 해마다 출전하고 있습니다.”

소아암 환우돕기 제7회 서울시민마라톤대회(대회장 이동윤)에 참가한 일본의 이시즈카 메이온(63.Ishizhka meion.明溫)씨는 마라톤 취지에 매료돼 올들어 다섯 번째나 참여, 장안의 화제다.

2일 오전 8시 서울 잠원지구 트랙구장에서 개최된 서울시민마라톤 대회는 사단법인 한국달리는의사들 주최, 한국마라톤협회 등이 진행하고 본사가 협력했다.<이시즈카 메인온씨>

마라톤 대회에는 토요달리기(회장 송주홍), 광화문마라톤모임 등 3,000여 건각들이 나서 그동안의 기량과 자웅을 가렸다.

그는 과거 30대에는 42.195km를 3시간30대로 주파했지만, 이날은 4시간10대로 골인, 피니쉬 라인을 터치했다.

60대의 외과의사로 노익장을 과시한 메이온 씨는 1년이면 줄잡아 5회 이상 풀 코스에 도전하는 등 무려 150여 회를 완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프 출전에 앞서 잠시 경기장 주변을 둘러보는 메이온 씨>

앞으로도 이동윤 회장이 요청하면 가능한 선에서 매년 참가하고 싶다는 그는 일본 현지의 5,6명에 동료의사들과 방한하려다 부득이 혼자만 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21km 하프에 참가한 메이온 씨는 한강변의 주로를 따라 무난히 완주해 2시간14분으로 안착했다.

특별히 어려움 없이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는 그는 전날 약간의 음주로 컨디션이 난조해 다소 차질을 빚었다고 아쉬워 했다.

‘잠원동달리기’ 동호회가 마련한 라면과 조촐한 막걸리 뒷풀이에 동석한 메이온 씨는 일본에서 느껴보지 못한 살가운 만남이 좋다며 연신 고마움을 전한다.

‘일본 달리는 의사들’의 회원인 그는 니카타현에서 100여 명의 진료진을 이끌며, AIKOEN병원을 경영하는 병원장으로 몸담고 있다.

맛깔스런 김치와 막걸리, 순대를 잊을 수 없다는 메이온 씨는 북한산국립공원과 한강의 고수부지 등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일본의 프로 스키선수 감독을 겸하고 있는 그는 축구 마니아로서 만능 스포츠 맨으로 익히 알려졌다는 후문이다.

최근 8,000m급 14좌 완등의 금자탑을 쌓은 오은선 원정대장의 쾌거에 갈채를 보낸다는 메이온 씨는 기회가 주어지면 등산을 만끽하는 알피니스트이기도.

올해 소아암 환우돕기에 참여하며 흔쾌히 200여 만원을 내놓은 그는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실천하며 귀감이 되고 있다.

메이온 씨는 “소아암 환우돕기와 같은 수범어린 경기 행사를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면 더욱 좋은 이미지 쇄신과 마라톤 동호에 큰 몫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권병창 기자/사진=한국마라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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