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안씨가 영화에서 홍일점으로 열연했는데 무대 인사를 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자리가 뒤라서 무대인사는 사진을 못 찍어서 조안씨가 없다.   

 

제목이 거슬렸다. 나쁜놈이 더 잘 산다가 아니라 잘 잔다?  뭐가 문제인가

감독은 일본의 구로시와의 악인일 수록 더 잘잔다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했다 .

선과 악에 관한 것을 다루면서 그 제목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제목을 그렇게 뽑았단다.

젊은 감독의 젊은 생각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짐작이 들게 하는 대목히다. 

권영철 감독 (전작 : 애인을 만나다 조감독)

영화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영화의 3명의 남자배우는 모두 그동안 악역은 거의 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김흥수는 TV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보였던 순수한 역을 확 벗고 막장과 건달의 시껄렁한 강도역과 피투성이 얼굴로 소리지르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동안 착한 청년 건실한 학생역할을 맡아왔던 오태경 역시 그동안 무엇인가 발산하고 퍼붓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는데 이 영화에서 마음껏 폭발하고 발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배우의 얼굴은 연기에 따라 악역과 착한역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맞는다. 느와르 답게 화면은 우울함과 지독함과 폭력과 살인이 질퍽하게 이어진다. 

4명의 청춘들 중 조안을 빼고  3명의 남자 모두 이 영화에서 모두 배드신을 했다며 민망함을 감추지 못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막장 청춘들의 인생역전의 허무한 반항에 정사씬이 다양하게 많고 파격적이다. 대사도 노골적이다. 영화가 선과 악 뿐만 아니라 막장청춘들의 피폐된 일상과 의식을 담기위한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너무 자극적인 가지들이 많았다.

  

 기자간담회에 나선 권영철 감독은  선과 악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감독은 대학생일때 IMF사태를 겪었는데 세상의 종말이 이렇게 오는구나 하는  두려움이 들면서 내 미래가 없어진다는 생각 때문에 그동안은 내가 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착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상당히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선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또 지금의 청년들이 나와 같은 그런 격동기를 겪는다면 얼마나 절망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영화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영화의 전반적인  인상은 서부적인 냄새와 함께 투박하고 정겹지 않다. 감독은 이에 대해 자신이 전문적으로 영화 수업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량한 들판을 배경으로 피투성이와 어설픈 총질과 피투성이가 된채 죽어가는 청춘들을 보면 미국의 서부영화를 한국에서 촬영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로케이션이 바로 화성 공룡알 화석지라고 밝힌 감독은 남들은 바닷가나 이런 곳을 택해 아름답게 화면에 담았을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보기에 황량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에 나타난 광활한 들판은 석양과 함께 영화의 느낌을 살려주는 장소로 충분히 역할을 다 했다. 

남자 배우들이 이번에 처음 배드신을 했다며 민망해 하고 있다.

 

제목: 나쁜놈이 더 잘잔다 

감독 : 권영철

배우 : 김흥수/조안/오태경/서장원 

상영시간  : 86분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  2010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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