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천상병 시인 부인 목순옥(사진 왼쪽 첫번째)씨의 생전의 모습. 시계방향으로 뒷줄 첫 번째는 김정하 시인, 고 법정스님, 조명인소설가, 류시화 시인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불후의 명시 ‘귀천(歸天)’으로 유명한 고 천상병 천재 시인의 부인 목순옥씨가 26일 오후 3시16분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5세.

고인은 지난 23일 복막수술을 위해 입원했다가 수술 후 상태가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1935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오빠의 친구였던 천 시인과 1972년 결혼했다. 평생 시 쓰기 외에는 직업을 갖지 않았던 천 시인의 뒷바라지를 했다.

1985년부터 서울 인사동에서 천 시인 대표작의 제목을 딴 전통찻집 ’귀천’을 운영했다.

찻집 ‘귀천’은 문인들의 사랑방이자 인사동 전통문화 공간으로 사랑을 받았다.

살아생전 그와의 문우는 영국에서 귀화한 안선재 서강대 영문과 교수가 있으며,수양 아들로 지낸 노광래 갤러리 관장, 그리고 3명의 조카를 두고 있다. 

고인은 천 시인이 별세한 뒤 2008년부터 천상병기념사업회를 만들어 천 시인을 추모하는 일을 해왔다.

천상병기념사업회의 김병호 상임이사장은 이날 “목순옥 여사가 23일 복막염에 의한 패혈증 증세로 강북삼성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목 씨의 유족은 101세의 친정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으나, 딸의 사망소식은 전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빈소는 강북삼성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다. 장지는 서울 퇴계원에 묻혀있는 천상병 시인의 가묘에 합장으로 안장될 예정이다.

<이현주 기자/사진=조명인 소설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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