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정기공연을 갖는 가수 장사익이 정감어린 자세로 카메라 앵글 앞에 섰다.>

시공을 초월하듯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는 KTX열차.

사라진 완행열차 타고 여행하듯 조금은 시행착오인듯, 세상과 어울릴 수 없는 모습으로 찬미하는 소리꾼 장사익.

그러나 그의 노래는 잔잔한 호수에 커다란 동심원을 일으키며 우리에게 다가선다. 굴곡진 얼굴이며 가벼운 몸짓으로 두둥실 춤사위를 그리며 노래한다.

가을들녘 노랗게 물든 단풍잎처럼 바람에 살랑대며 나이를 잊고 노래하는 장사익. 폭발하며 부르던 찔레꽃도 세월의 무게만큼 더딘 물결처럼 수수하다.

대중음악에서 금기시하는 죽음의 노래를 통해 삶의 가치를 되뇌이는 노래로 대중과의 소통을 꾀하는 장사익. 그가 2년마다 펼치는 가을공연이 새로운 테마 驛(역)이라는 타이틀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토속적 향음을 뿜어내는 소리꾼 장사익이 내달 27, 2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정기공연을 갖는다.

역(驛)이라는 주제로 펼치는 이번 공연에서 그는 여러 히트 곡들은 물론 자신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다른 가수들의 노래도 부를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1부 여행, 역, 산너머 저쪽, 자동차 등을, 2부에는 기형도 시인의 엄마 걱정, 찔레꽃, 이게 아닌데, 허허바다 등으로 새롭게 채색한 노래와 귀에 익숙한 음율을 선보인다.

그의 노래는 역시 무정형화된 음악 형태로 기존의 틀에 짜여진 타 음악과의 차별성을 두며, 가장 한국적인 감성과 자연스럽고 시적인 노랫말로 친숙하게 우리에게 다가선다.

3부에서는 장사익 특유의 감성으로 재해석되는 가요들이 깊어가는 가을 밤을 수 놓을 전망이다.

그는 올해 초까지 미국 뉴욕, 일본 오사카 등에서도 성공적으로 공연을 이끌어 주목을 받았으며 전국 각지를 순회하는 투어도 지속해 왔다.

미국 공연시 한 관람객은 장사익의 공연을 만난 후 활명수 한 사발을 마신듯 속이 뚫렸다고 전해 그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공연을 기획한 행복을 뿌리는 판측은 "가수 장사익 씨는 우리 고유의 가락과 애잔한 정서를 절묘하게 조화시켜 해외 공연에서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각광받고 있다"며 "이번 공연에서도 그런 면모를 여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에는 정재열(기타), 최선배(트럼펫), 배소희(피아노), 정영준(베이스), 하고운(해금) 고석용(타악)등의 연주자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문의처는 (02)396―0514.

<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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