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롯데시네마 피카디리에서 열린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시사회

처음 제목만 보고는 다큐멘터리적인 냄새가 폴폴거릴 거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임순례 감독이라는 점과 배우 공효진의 출연작이고 보면 섣불리 단정하기도 힘들었다.

시사회 장에 나타난 개- 임순례감독은 같이 출연했던 소를 데리고 나오려고 했지만  먹보의 등치가 워낙 커 엘리베이터에 태울 수 없는 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아  못데리고 나왔다며 대신 연기를 너무 잘해준 개 월이를 데리고 시사회장에 들어섰다.

그렇게 시작된 영화는 다양한 요소와 난해한 철학에서 가벼운 멜로까지 두루 갖추고 경계선이 모호한 내용과 자연, 사람의 눈보다 더 크고 깊은 소의 눈동자와 느림을 화면에 배치시키면서 단조롭지도 가파르지도 않게 흡인력을 모아갔다.

아버지의 전부인 소를 팔려고 소시장으로 향하는 아들은 이곳저곳 우시장으로 소를 팔러 다니지만 소에 대한 안타까움, 아버지에 대한 사랑, 자신에 대한 연민이 뭉쳐져서 차마 소를 팔지 못한다.

 

특히 소와 함께 다녀야 하는 여행은 혼자만의 여행보다 신경 써야 할 일도 많고 형이상학적이고 웃지 못 할 일들이 일어난다. 게다가 어쩔 수 없이 소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 남자에겐 7년 전 배신하고 떠난 여인까지 여행에 끼어들어 잊기위해 발버둥쳤던 지난 상처를 반추해야 한다.

 

영화는 소와 함께 다니는 7박 8일 동안의 설정에 한국의 아름다운 길과 산과 바다 사찰 등 자연을 담은 아름다운 미장센을 보여주는데 임순례 감독은 이에 대해 자신의 영화에서 화면에 나타나는 자연은   신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자세하고 섬세하게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배경이 아니라 하나의 캐릭터라고 말했다.

 

영화에 대해서는 로맨스든 깨달음이든 어떻게 봐줘도 좋다며 사실 우리가 진짜고 믿고 있는 것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 꿈과 현실이 명확하기는 어렵다고 영화를 설명했다.

 

공효진은 영화에 대한 소감에서 처음 20회도 더 지난 다음에 자신의 처음 씬이 나왔다 그것도 과부역할이었다며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영화다 좋은 흐름으로 보면 자신은 좋은 역할이고 나쁘게 보면 자신은 나쁜 여자일 수도 있다며 로멘스에서 깨달음까지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주인공 역을 맡은 김영필은 실제로도 영화에서 맡은 역처럼 불평불만이 많고 우유부단한 성격이라며 좋은 감독을 만나 열심히 그리고 솔직하게 찍은 작품이라며 특히 자신이 NG를 많이 냈을 때 소(극중 한수 실제 이름먹보)가 자신을 안쓰러워했었다며 소에게 힘들다고 하소연 하면서 교감했었다고 전했다.

김영필 공효진 주연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홧김에 소 팔러 나온 노총각 시인 선호(김영필 분), 7년 만에 느닷없이 찾아온 옛 애인 현수(공효진 분), 의뭉스러운 소 한수(먹보)가 7박8일간 여행을 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11월 4일 개봉. 


제목 : 소와함께 여행하는 법

감독 : 임순례

배우 : 공효진, 김영필

시간 : 110분

등급 : 15세이상

개봉 : 2010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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