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C 선포식 및 섬김과 나눔 자원봉사단 발족 모습(사진 가운데는 최문식소장)>

"체류 외국인 급증…효과적 처리 시스템 개발 시급"/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양차순 관리과장

 “이역만리 타국에서 낯설은 체류 외국인은 물론 내부 직원이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他者本位’의 업무를 도출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50여년 만에 법무부 출입국 분야에서 최초로 여성 서기관이 탄생해 법창가의 화제다.

최근 단행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간부 인사를 통해 사회통합과 사무관에서 서기관급인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소장 최문식) 관리과장으로 승진한 양차순(52.사진) 씨가 그 주인공.

<법무부 산하 출입국 분야 첫 여성서기관으로 승진한 양차순관리과장이 잠시 일손을 접고 포즈를 취했다.>

1961년 법무부에 출입국 관리조직이 창설된 이후 여성이 서기관으로 내부 승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과장은 “예전과 달리 출입국 관리업무가 세분화되고 전문화됐을 뿐만 아니라, 재중 동포를 비롯한 체류 외국인 증가로 민원이 급증한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민자를 위한 사회통합 프로그램 표준교재 개발 및 여권 등 위-변조 종합인식 시스템 도입, 행정절차 간소화를 통한 외국인의 친화적인 체류환경 조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3C 선포식 및 섬김과 나눔 자원봉사단 첫 출범식 행사>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현모양처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 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제주도를 비롯한 지방 근무와 잦은 야근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녀교육에 힘써 아들은 의사로서 인천 길병원에 근무하며, 딸은 현재 약학대학에 재학 중이다.

또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신 사실이 알려져 86년께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효행상을 받기도 했다.

<희망나눔 사랑나눔 자원봉사 행사때 모습>

양 과장은 “지금은 복지 육아가 잘 돼 있지만 첫 아이를 가졌을 때는 출산휴가가 60일이었고, 그 마저도 다 쓰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근무, 야근, 승진시험 공부 등으로 자칫 자녀들과 소원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도서관을 놀이터 삼아 아이들과 함께 공부했다”고 술회 했다.

30여년 넘게 출입국 관리업무를 담당하며 보람된 일도 많았지만 힘들었던 순간도 잊을 수 없다.

<결혼이민자 네트워크총회후 최문식 소장과 양차순 과장 등이 자리에 함께 했다>

양 과장은 “88서울올림픽 당시 임신 8개월인 상태에서 김포공항 출입국 심사관으로 있었다”며 “올림픽 때문에 방문객이 폭주해 15일간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했던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남모르는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양 과장은 “지금은 여성 공무원 수가 많이 늘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못해 ‘최초’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다녔다”며 “후배 여성 공무원들에게 누가 되지 않으면서 좋은 롤 모델이 돼야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북 순창 출신인 양 과장은 1978년 전주 근영여고를 졸업한 후 출입국관리직 9급 공채로 몸담은 이래 공직 32년 3개월간 해당 분야에서만 근무했다.

<양 과장은 평소 열린 행정수범을 펼치며 직원간에도 상경하애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05년 4월 사무관으로 승진한 후 제주사무소 관리과장, 김포공항출장소장, 인천공항 감식과장 등을 지냈다.

또 남자직원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업무강도가 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조사과장을 여성 최초로 역임하기도 했다.

독서를 포함한 수영 탁구 핸드볼 등 만능 스포츠맨인 양 과장의 가족은 서울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남편과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양차순 과장,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서다”

서울관내 등록 외국인은 지난 2000년 기준 7만2,104명에서 올 3월 현재 35만6,760명으로 무려 394%의 증가를 보인데다 국적별로 중국(한족+조선족)이 25만718명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추이에 따라 기존 서울사무소는 민원인의 혼잡도 해소를 위해 사전예약과 전자민원처리, 행정사 대행 등 자구방안을 마련했으나 민원인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에 이르렀다.

게다가 체류 외국인에 대한 업무처리 시간이 장시간 소요되고, 민원창구마저 혼란했으며 심지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장사진이 연출됐다.

방문 민원인은 평균 2,500명에 달한 반면, 체류 업무처리는 1일 평균 2,782건을 기록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 상 외국인 등록이나 체류자격변경 시 여권에 등록 날인필과 자격변경 스티커 부착 을 위해 민원인의 여권을 보관하고 있어 분실위험마저 노출되는 실정이었다.

외국인이 신분증 없이 생활해야 하는 예기치 못한 각종 불편이 곳곳에 발생되기도 했다.

행정사 대행제 역시 민원인과 함께 업무를 함으로써 혼선과 번호표에 대한 잦은 실랑이, 분쟁 등이 끊이질 않았다.

양 과장은 부임이후 일련의 사항을 둘러싼 ‘변화혁신 T/F팀’을 편성하고 원인분석에 들어가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고질적인 불편사항을 3개 분야(3개 영역-‘대행’, ‘사전예약’, ‘직접방문’)로 나눠 기능별 창구로 분리했다.

선접수 후심사 시스템으로 쇄신한 양 과장은 여권의 보관규정 폐지 및 법령개정 등에 대한 업무개선으로 민원인의 불편을 해소하고 만족도를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

특히 3층 규모의 청사증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양 과장은 민원인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앞장서 장관과의 대화, 홈페이지 등에 감사편지는 물론 훈훈한 미담이 게재됐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회자되는 양 과장은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서 직원과 소통하고 민원인과 교감하는데 주저치 않았다.

고품격 출입국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금도 체류 현장을 찾아 안내와 상담을 나누며 민원인과 함께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또한, 민원 편의를 증대하고 혼잡도 해소를 위한 서울출입국을 강남과 강서, 강북 3개 사무소로 분리, 운용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체 분석한 추진성과의 경우 기능별 창구분리를 통해 민원인의 분산 및 고객과 직원의 감동실현을 위한 고객 중심형 청사배치에 이어 업무기능별 재편하는 수훈을 남겼다.

중국국가의 체류 업무를 총 278개소에서 ‘대행’, ‘사전예약’, ‘직접방문’의 3개 영역으로 구별, 창구를 일원화 했다.

뿐만아니라, 업무처리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주력했다. ‘先접수 後심사제’를 채택해 접수거부제를 최소화하고 정밀심사가 가능한 점이 주효했다.

이는 민원인과 행정사 분리, 번호표 발급, 대기 시간의 단축은 물론 민원업무와 대행업무에 대한 간담회를 주선 했다.

현행 법령과 지침을 개선한 점은 주목할만한 성과로 일컫는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40조 2항의 여권 상에 ‘등록날인필’ 규정을 상반기에 폐지키로 했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30조 3항의 ‘체류자격 변경허가 시 여권상 스티커 부착을 등록증상 허가인 날인에 갈음’하도록 지침을 수정, 보완 했다.

이는 고객 중심형 청사배치와 기능 중심의 효율적 개편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추진 및 고객과 직원간의 감동을 실현했다는 후문이다.

양 과장은 그 밖에 △체류민원 혼잡도 해소를 위해 인력증원이 아닌 시스템 개선 차원으로 접근하고, △행정편의적 시각에서 탈피, 민원인 시각으로 접근해 내부 프로세스를 일대 손질 했다.

양 과장은 이외 ‘섬김과 나눔으로 불우한 외국인에게 희망 전하기’를 기치로 직원과 민원인이 어우러진 행복하고, 그 행복을 전하는 메신저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부임이래 ‘섬김과 나눔 자원봉사단’을 발족시켜 마포와 성남소재의 불우한 결혼이민자가정을 찾아가 도배와 장판 시공을 도와 갈채를 얻고 있다.

또 아동보호시설을 방문해 대청소와 집안수리를 돕는 등 소리없이 불우 외국인에서 희망을 전하는 ‘빈자의 등불’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권병창 기자/sky0077@korea.com>

저작권자 © 대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