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의 명산, 지리산‘천왕봉’훼손지 복원화

지리산 천왕봉에 대나무 6,000그루 심은 이유 지리산의 해발 1,915m 천왕봉 인근 훼손지를 복원키 위해 대나무로 설치한 출입통제는 물론 보호시설 등이 탐방객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이행만)에 따르면, 지난 4월말부터 최근까지 최고봉인 해발 1,915m 천왕봉 정상 부근의 훼손지역(탐방로 제외)에 대한 복원사업을 실시했다.

천왕봉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특별보호구로 지정해 종합적인 관리와 복원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날로 늘어가는 탐방객들로 인해 훼손 정도가 점차 심각해져 왔다.

고산지대 특성상 한번 훼손된 식생은 자생적으로 복구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풀 한 포기없이 바위 덩어리로 이뤄진 천왕봉 부근은 미관상으로도 부정적인 시각이 높았다.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위험성과 심미적 불안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자구책이 요구됐다.

또한 천왕봉 정상부에 탐방로를 제외하고 쉴만한 지역의 면적은 채 300㎡도 안 되기에 탐방객들이 복원지역의 로프(출입통제 밧줄)를 넘어 복원 중인 식물들을 훼손시키는 경우도 적발됐다.

이같은 문제점을 한 번에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 화제의 대나무 못이라고 사무소 관계자는 전했다.

목책을 설치하고 황마네트를 설치했던 기존 방식에 덧붙여 대나무 못(죽목-竹釘)을 설치하는 작업이 추가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들이 인근 지역 주민들의 옛 이야기와 학계의 연구자료(토양,식물) 등을 바탕으로 많은 연구와 조사 끝에 땅 속의 원활한 공기이동과 일정한 습도유지를 위해 대나무 고정못을 박아 놓는 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번 사업은 먼저 고정대못 6,000여개, 시험이식용 관목 120본 등의 자재들을 헬기를 통해 천왕봉 부근으로 이송한 다음, 건조기에도 복원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인근에 빗물저장 탱크를 설치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 후 땅에 황마망을 덮은 후 붉은병꽃나무, 사스래(좀고채목), 털진달래, 철쭉, 가문비나무 등을 이식하고 대나무 못 박기를 실시했다.

그리고 목책과 로프, 안내푯말을 설치해 탐방객들이 훼손지 복원 지역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순서로 실시됐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이승찬 자원보전과장은 “대나무 못들은 과학적으로는 고산지대의 온전한 식생 복원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복구 중인 지역에 탐방객들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그만큼 탐방객들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치한 보호 및 통제시설을 무시하고 자연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기에 특별한 방안을 강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러한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만큼 지리산의 천왕봉은 소중한 우리의 자연유산이므로 현지를 찾는 탐방객들 모두가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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