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마현리 적근산 6㎣ 거리/훈련 가능성 높은 것으로 추정/사거리 60㎣ 춘천 일부 사정권/군 경계 강화 만일의 상황 대비

북한군이 방사포(다연장 로켓포) 4문의 포문을 열고 남쪽을 향하고 있는 것이 관측돼 군이 일촉즉발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제1야전군사령부와 일선 부대에 따르면 17일 오후 2시20분께 중부전선 화천군 상서면 마현리 적근산 남방한계선에서부터 6㎞ 떨어진 북한군 포 진지 갱도에서 240㎜ 방사포 4문이 남측을 향하고 있는 것이 관측됐다.

군은 일단 북한군의 훈련상황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적 방사포의 움직임이 있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경계태세를 강화했다”며 “이외에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나타나지 않지만 북한군 포병훈련 시 포가 진지에서 나오는 것이 종종 관측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화천 등 접경지 주민들은 긴장속에 북한에 대한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주민 김모(58·화천읍)씨는 “북한의 도발은 신병면회제도 부활과 접경지역지원특별법 격상 등으로 고무된 지역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했다.

이번에 포문을 연 방사포는 북 강원도 평강의 북한군 5군단과 회양의 1군단 등에 주로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240㎜ 22연장 M-1991로 추정된다.

이 포는 35초간 22발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어 북한군이 보유한 화력 중 가장 위협적이다.

더욱이 사거리가 60㎞에 달해 춘천 일부 지역까지 사정권에 든다. 이에 따라 춘천 등 후방에 배치된 부대들도 북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춘천지역에 주둔 중인 한 군부대 관계자는 “현재 전방부대에만 경계강화 지시가 하달됐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평도 포격 이후 전선에 배치된 화력의 움직임이 감지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 만일의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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