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낭비와 전시성 사업 전락 주장

서울특별시가 기념물로 지정해 복원화 작업을 추진 중인 수성동 계곡이 무차별 토목공사로 때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

겸재 정선(1676∼1759)의 진경산수화<사진>에 등장할 만큼, 수려한 계곡과 웅장한 바위가 일품인 수성동 계곡은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녹지조성 사업으로 이미 원형이 크게 훼손된 상태다.

서촌주거공간연구회,서울환경연합,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등은 1,060억원의 사업비(옥인아파트 철거 보상 980억원, 복원공사 사업비 80억원)를 들인 서울시의 역점사업이 불필요한 축대 조성과 인공 조경사업으로 예산낭비와 전시성 사업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서촌지역 주민들이 공사의 방향을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 의견반영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자칫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들 단체는 5일 오전 종로구 옥인동 녹지조성공사 현장(구 옥인아파트 부지 입구)에서 지역주민과 관련단체들이 한데 모여 공사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촌주거공간연구회 김한울 감사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로버트 파우저 교수(서촌주거공간연구회 회장, 서울대 교수),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서울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처장, 김양환 변호사(법률사무소 장하) 등이 참석했다.

공사 현장 출입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현 상황에 대한 설명, 지역 주민들의 활동계획 등이 발표된데 이어 이후 현장안내가 이어졌다.

<정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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