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티스와 시츄 등 20여 마리 새 주인 기다려

토요일 낮 12시 고양시 일산동구 미관광장

 
"버림받은 반려동물을 무료로 입양하세요. 오늘이 지나면 안락사를 당합니다."

샛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으로 채색된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소재 미관광장 뜰에는 매주 토요일 낮 12시부터 '고양시 유기동물거리입양캠페인(이하 고유거)'을 펼쳐 애견인 등의 발길이 이어진다.

고양시 관내 동물병원을 축으로 구성된 '고유거' 캠페인은 고양시수의사협회(회장 한병진) 소속 동물병원과 수의사들이 참여하며 소리없는 동물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유기동물의 무료입양 캠페인에 참여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3일 오전 캠페인에 참가한 병원은 토당동의 '작은친구종합동물병원'과 덕이동의 '조이동물병원',그리고 '펫스마일동물병원' 등이 기꺼이 뜻을 같이하며 시나브로 활기를 띠고 있다.

수의사들과 함께하는 자원봉사자들은 매주 토요일이면 현지 미관광장을 찾아 병원에서 데려온 강아지와 유기견을 무료로 입양봉사를 자처하고 있다.

 
고유거 회원들은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미니 유니폼을 입고, 미관광장을 지나거나 찾는 시민을 대상으로 입양홍보와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을 벌인다.

외롭게 버림받은 말티스와 시츄 등이 시내 동물병원의 도움아래 미관광장으로 실려나오면 '고유거'는 새로운 주인을 찾아 무료입양을 시킨다.

다소 부정적인 일부 동호인의 거센 반발도 있었지만 흔들림없이 불편을 감내하고 어려움을 이겨낸 고유거 회원들은 토요 휴무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의 무료입양을 돕는데 흔쾌히 나선다.

 
매주 자원봉사를 나오는 익명의 한 여성은 "주인 곁을 떠나지 않으며 함께 지켜온 반려동물들이 여전히 길거리로 내몰리거나 버려지는 실정"이라며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애견인들이 하나둘 모여 거리 입양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봉사자는 "하루 무료입양 수가 10여 마리를 밑돌고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유기동물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면서 시민들의 호응 또한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고유거'의 총무 한윤희 씨는 "캠페인의 주된 목적은 유기동물의 개체수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중성화 수술 또한 필수"라며 "무료 입양을 결정한 주인들은 자원봉사자와 동행해 협력 동물병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시킨 뒤에야 유기견을 최종 입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살고 있는 가족 모두가 유기동물 입양에 동의해야 한다는 사실"이라며 "가족 중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한다면, 입양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이는 누구라도 입양을 원치 않는다면 대다수 파양돼 더 큰 상처를 입기 십상"이라고 충고했다.

한편, '고유거'의 지속적인 무료봉사 활동에 관할 고양시와 일산동구 역시 소요도구와 사각 천막 등 캠페인 편의지원을 아끼지 않아 이들로부터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유영미 기자>
유기동물의 무료입양 캠페인에 참여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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