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영천암의 김희환스님

스스로 알아차리는 ‘위빠사나’ 회자
난치성 만병질환도 명상통해 치유가능
자신을 낮추는 의미에서 법사로 불려


세상살이가 각박하다보니 최근들어 힐링(heeling,치유)이란 아젠더가 화두로 떠오른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이은 경제적인 어려움은 물론 정신적인 타개를 위한 지식인과 문화인들의 현안모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들어 암묵수행에 들어간지 어언 13년이나 흐른 대한불교 조계종 영천암의 김희환 스님은 익히 명상전문가로 회자된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골깊은 갈등을 해결하며 걷기명상을 한지도 6년차에 이른다. ‘법사’는 “무엇이든 내려놓고 그냥 가야하는 수행”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10년간 걷기명상을 통해 남모를 아픔과 슬픔을 치유하며 고통을 없애고 홀로 부처님과의 인연법보다 좋아 마음치료에 매료됐다.

즉, 김희환 법사는 이는 곧 열반의 깨달음으로 들어가는 신심이라며 소중한 삶의 지평을 제시했다.

자유로운 길을 택하면서 스스로를 낮추는 의미에서 ‘법사’로 칭하게 됐다는 김희환스님은 시원한 화술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짧은 머리였지만, 최근에야 처음으로 검은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는 귀띔이다.

스님은 사람들이 생각과 언행, 마음이 분리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불교는 이런 의미에서 껴안고 가는 것이며, 나부터 사랑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인생사는 모든 게 마음이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도둑질이나 사기행각 역시 모든 것이 마음쓰기에 따라 달라지고 일어나는 것”이라 말했다.

스님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런 마음의 여유가 갈수록 없어지고 각박해져 간다고 우려한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고 결국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것이다. 스님은 “가정이 부처다. 마음이 도다. 인생사 모든 것이 마음이다.

힘드는 점도 내가 만드는 것이다. 몸 건강과 모든 근원은 마음에 있다. 도, 인생, 사랑, 죽음, 모든게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음이 약해지면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다. 그러니 억지라도 웃으며 살아야 한다.

남 탓을 하면 뭐하는가. 서로가 마음으로 존중해야 한다. 가정이 잘돼야 한다. 그래야 나라도 잘되는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이있지 않은가. 가족과 이별할 때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와같은 것을 마음 치료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 더 나아가 자연도 그대로 둬야 한다. 우면산 자락이 무너진 사례처럼 억지로 개발을 하면 피해를 입는 것이다. 사람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알아차리는 ‘위빠사나’ 명상
고요한 통찰의 순간, 그 안에 담긴 슬기와 지혜

‘위빠사나(마음챙김)’는 ‘지혜의 손으로 참 나를 찾는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스님은 이러한 명상을 하게 되면 건강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들려 준다.

“나는 변하지 않고 남이 변하길 바라지 말라. 지금까지 내가 못한 부분을 극복하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고 마음을 인정해라.”
열반은 바로 이것을 완벽하게 공부한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치유, 마음만 좋게 먹어도 치유될 수 있는 것이 정말 많다.”

40,50대의 중년이 되면 마음의 공부를 하면서 모든 걸 극복할 수 있다. 원인제공을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스님은 스스로가 모르는 것이 있어도 마음 공부를 하면 상대방을 이해하는 혜안을 갖게 된다고 가르킨다.
반야(깨달음). 즉, 지혜(위빠사나)는 배우면 배울수록 끝이 없다는 억겁의 진리를 강조했다.

스님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으로 귀와 입이 막혀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세태는 병원에서도 치료를 하지 못한다며 병도 내가 스스로 알아차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서 유래된 키워드가 다름아닌 ‘위빠사나(알아차림)’이다. 이것은 곧 반야(깨달음)로 들어가기 위한 과정이며, 지구 안에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길과 같다고 스님은 말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영천암의 김희환 스님은 최근 권영란 해당 교육원장과 동국대학교에서 ‘마음치료사’ 강의를 1기로 수료했다.

‘마음치유사’는 동국대학교 평생교육 과정에 개설돼 수강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강사인 김열권 법사는 버마의 미얀마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사미승 수계를 받아 온 저명인사로 손꼽힌다.

스님은 은인인 권 원장과 함께 커리큐럼 MBSR과정을 수료한데 이어 화제의 힐링(heeling) 과정을 이수한 결과 본인의 상처 치유는 물론 주변 사람까지 치유할 수 있는 노하우를 지니게 됐다.

영천암의 신도로 스님을 돕고 있는 권영란원장은 “마음치유사는 상담사가 아니고 안내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례로 부부싸움을 할 때 남편과 맞대응해 싸우는게 아니라 져주는 것, 내가 어디에 부딪혔을 때는 ‘아프구나’하고 한 단계 수그러 드는 것”고 같은 마음이다.

권 원장은 “상대를 인정해 주는 지혜, 이것이 ‘위빠사나’이다. 일상에서 이런 것이 훈련과 수행을 하면 모두 가능한 일들”이라며 말했다.

권영란 원장은 우리가 살아가는 올곧은 삶의 지평 가운데 4가지의 신수신범을 설명한다.이는 몸, 감각, 마음, 법 등으로 구체적 방법은 일련의 명상을 통해 훈련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감각에 대한 알아차림은 아주 세밀한 것까지 알게된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 눈 뜨면 어깨가 결리는 것이 감각의 알아차림이란 예이다.

권 원장은 “‘알아차림’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전체와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이다. 나를 시달리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 현재를 즐겁게 사는 것이다. ‘알아차림’은 의식과 의식하지 않는 것의 차이”라고 말했다.

맥락을 같이하는 서양에서는 명상의 효과를 연구하는데 주로 마음챙김 명상(MBSR) 기법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온갖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고 심신을 단련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어 스님의 ‘위빠사나’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위빠사나’ 알리며 생명지킴이 봉사실천

스님은 수행만으로는 전달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은 영천암 신도나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수행에 버무려진 명상요법 등을 맛있는 음식처럼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풀어놓는다.

스님은 “명상으로 스트레스를 없애듯, 솥에 있는 것을 긁어내고 거기에 양념을 집어넣어 웃음 치료를 하는 것이지요. 보람이 느껴질 때 행복하다.”며 파안대소(破顔大笑)를 보였다.

실제로 스님의 ‘위빠사나’ 치유의 사례가 인터넷에 알려지면서 41세 딸의 어머니에 대한 효심은 심금을 울려주기에 충분했다. 딸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 걱정에 늦은 나이에도 시집을 안갈 정도였다.

하지만 걷기명상 기공으로 허리를 펴게 되었고, 세상에 알려져 TV-인기 프로그램의 ‘세상에 이런 일이’에도 제보되기에 이르렀다.

주인공은 평생 미싱 작업에 매달리며 올곧은 가풍을 잇기위해 경제난으로 한눈 팔일 없으리만치 헌신하며 가족사랑에 당신의 건강조차 돌보지 못했다.

급기야 고질적인 직업병으로 그만 허리가 굽어 사실 집안에서만 지내야할 질곡의 삶을 이겨낼 뿐이었다.
어느날 딸의 노력으로 스님의 기법을 만나며 당당하게 그 누구 부럽지 않은 어머니로 마음의 풍요를 만끽하게 됐다.

지금 그 어머니는 동네에서 꽤 인기있는 할머니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작은 모두가 스님의 기공치료에서 부터였다. 우울증은 마음치료다. 게다가 스트레스, 비만, 치매, 불우가정 등 모두가 마음치료에 의해 이뤄진다.

이같은 치유는 ‘위빠사나’를 통해 가능하며 의사들이 칼을 대며 집도하기전 마음의 치료를 하는 것으로 스님은 강조한다.

스님은 “모두가 명상과 마음치유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희망과 꿈이 살아나는 좋은사회를 천명한다. “마음의 욕심을 버리고 처음 즐거웠던 마음을 가져라. 모든 병도 있는 그대로 실체를 인정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알아차림’은 깨어있는 시간이며, 과거와 현재에 얽매어 있으면 미래가 없다. 그래서 자신을 알아차림으로써 병이 사라지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나부터 마음을 다잡으면 전쟁도 없고, 가족, 생활 속에 접목하면 경제나 사회가 좋아져 궁극적으로 강대국이 된다.”

스님은 요즘 ‘위빠사나’를 어떻게 많은 대중에게 전파하느냐에 대해 고민 중이다.

김희환 법사(범행스님)는 5년 째 서울 노원구의 자율방범대원 및 공원지킴이로 봉사활동을 하며 나눔의 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3년 전부터 권영란원장을 포함한 대원들과 함께 상계3,4동을 지키는 수호천사로 존경을 받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현지 일대에 자살률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변을 돌아보면 상처입은 적잖은 사람들 가운데 개인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 미래지향적인 건강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힐링 열풍이 비교적 최근의 붐이자 일종의 신드롬을 형성하는 반가운 사실은 트레킹과 같은 레저문화의 한 컵셉트를 형성하고 있다.

결국 개인적 차원의 치유에 매달릴 수 밖에 없으며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힐링을 통한 고통의 완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대목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힐링 상품이 많이 나왔는데도 스님은 정작 우리의 삶이 좋아졌느냐는 아이러니를 엿 볼 수 있다. 더불어 요즈음에는 생명지킴이 봉사활동도 펼쳐가고 있다. ‘생명지킴이’는 독거노인 등 어르신의 말벗과 친구가 돼주는 것으로, 어르신들도 요가나 명상을 함으로써 흡족해 한다 전한다.

스님은 “실제 피부로 느끼는 것,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다. 그분들에게 국수를 통째로 끓여서 가져가고 청소를 해주는 일이다. 한 분이라도 시작해 어둡고 희망이 없는 것을 밝혀가고 싶다.”고 세밑 온정을 나눈다.

또한 권영란 원장은 현재 성북구 노인복지관에서 마음치유를 위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스님과 권 원장은 다가온 2013년 부터는 소중한 ‘생명지킴이’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스스로 몸을 낮추고 가야한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인생은 바뀐다. 이 시대는 그 길이 여러 개로 갈라져 있다. ‘깨우침’이란 일탈된 가정의 닫힌 문을 먼저 여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스님은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이 시대가 한 길로 모아져야 한다. 모든 것은 마음으로 통한다(만사도지오심). 제18대 대선 역시 국민의 아픔을 보듬어 줄 수있는 후보, 마음으로 이 나라에 들어올 사람이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머잖아 힐링 전문가를 양성하는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싶다는 스님의 말처럼 웃는 것이 보약이다.
웃음으로 평화를 찾고 만병이 치유되는 진정 이웃이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을 가져본다.
<취재=홍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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