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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반해 설교하는 목사는 경멸해야 하지만, 양심에는 反해도 법률에 충실한 재판관은 존경해야 한다’는 독일의 법철학자 구스타프 라드브루흐의 愼獨어린 격언이다.

이를 귀감으로 여긴 김진환 법무법인 충정대표(64)는 부여와 청양지역 정치권의 '잠룡'으로 회자되며, 다가올 4.24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자천타천 출사표를 던져 초미의 관심사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초대 회장을 맡았던 재경 부여군민회 회장은 물론 한국포렌식학회장, 대한공증인협회장 등 향토애를 겸한 그의 행보를 두고 벌써부터 하마평이 무성하다.

김 대표는 28일 오전 취재기자와의 통화에서 “당과 주민이 현명한 결정과 기회를 준다면 4.24국회의원 부여.청양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뜻이 있다”고 밝혀 공식입장을 전했다.

그동안 김진환 대표는 법무부 검찰1과장, 대통령 비서실 법률비서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섭렵한 프로필처럼 정치 입문에 절제된 몸가짐을 견지했다.

‘검찰의 꽃’으로 일컫는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엔 김대업 사건을 배당받아 종결시킨 데다 2002년 이회창대통령 후보 당시 아들 정연 씨의 병역면제 의혹 등 굵직한 검찰사의 한 획을 남겼다.

그에게 요즘 후배 검사들에 대한 아쉬운 자평을 전한다.
“국내 법학은 독일법을 가져왔습니다. 독일 검사들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관에서 일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어요.”

검찰수사 환경이 예전에 비해 열악한 탓도 있지만,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는 그는 소리없이 훈육 채찍을 가하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법관은 자신의 소신과 주관을 말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뒤 "사회 공동체의 공동가치를 선언하는 게 판사의 몫이라는 선배 법조인의 조언이 기억난다”는 후일담이다.

김 대표는 부친이 의사였던 만큼 의대 진학도 한때 고민해봤다는 고백이다.
평소에도 법학과 의학이 접하는 대목에 관심을 두고 있던 차에 독일로 유학하면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처벌을 테마로 박사 과정을 밟았다.

한양대 법대에서는 ‘정신장애 범죄자의 책임과 처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왕성한 활동 비결은 ‘중용’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직을 끝으로 27년간의 검사 생활을 접은 그는 2004년부터 법무법인 충정 대표로 몸담아 법창가에 화제다.

초대 재경 부여군민회 회장인 김종필전 총리에 이어 2010년부터는 군민회 회장도 맡고 있다.

'IGMP(세계경영연구원 최고경영자 과정) 700인 CEO클럽'의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최근에는 대한공증인협회장을 맡아 계약문화 전파에 수훈을 남겼다.

“오랜 공직생활 속에서 ‘중용’과 ‘과유불급’ 두 단어를 실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는 그는 찾는 사람이 있으면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망이다.

평소 주말에는 분주한 일손을 뒤로 잠시나마 마음의 향유를 만끽하는 그는 “바쁜 검사시절 듣지 못했던 클래식 음악을 아내와 차 한잔을 나누며 듣는 게 또하나의 즐거움”이라고 귀띔했다.
<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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