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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공공기관 개혁 임금동결만으론 부족

[논설위원 이완우]기획재정부가 내달 중 ‘2013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골자는 내년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 보수를 동결하고 하위직 임금은 1.7% 인상키로 한 정부 방침을 117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도 비슷하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임금 외의 모든 분야에서도 씀씀이를 줄이도록 공공기관을 압박하겠다는 게 기재부 방침이라고 한다.
 
이는 정부가 재무관리를 하는 41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지난해 47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520여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조치다.

특히 덩치가 큰 일부 공공기관의 경우 금융부채 비율이 매우 높아 돈을 벌어도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처지여서 대대적인 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대로 놔뒀다간 국가경제마저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누차 지적한 대로 공공기관 부채가 급증한 데에는 방만한 경영이 한몫하고 있다.

민주당 전순옥 의원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관 공공기관 39곳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직급별 정원 변동 현황을 조사해보니 1∼2급 고위직은 25% 이상 늘어난 반면 5급 이하 하위직은 증가 폭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현장에서 열심히 뛰는 인력보다 관리직이 많은 기형적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또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은 원전 비리로 지탄받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산자부 산하 공기업들이 2010년부터 3년간 대학생 자녀 학자금을 무상으로 1200여억원 지급했고, 무이자로 지원한 융자 장학금은 1500여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과도한 복리후생 방지를 위해 대학생 자녀 학자금 무상 지원을 폐지한 기재부의 2010년 지침을 어긴 것이다.

그뿐 아니다.
연봉을 5억원 가까이 받아가는 공공기관장도 있고, 직원들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곳도 있다.

걸핏하면 거액의 성과급이나 수당을 지급받고, 호화청사를 짓는 곳마저 있다. 공공기관들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정부는 자구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공공기관에 대해 좀 더 강하게 메스를 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연봉 동결 방안은 약해 보인다.

공기업별로 재무 상태에 걸맞게 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을 것이다.
회사는 빚더미에 허덕이는데 고액 연봉을 챙겨간다는 게 말이 되는가.

공공기관 부실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잘못도 크다.
‘낙하산 공공기관장’을 통해 정략적으로 공공기관을 활용해온 관행이 경영 구조를 악화시킨 요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초기 수차례 ‘인사 파동’을 겪은 탓인지 공기업에 대한 인사를 계속 미루고 있다.
이로 인해 업무에 혼선을 빚거나 개점휴업 상태인 공공기관이 적지 않다는 소식이다.

신임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검증 작업은 철저히 하는 것이 옳지만 속도를 내야 할 것 같다.
공공기관 개혁은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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