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부장검사로 검찰을 떠난 백성근변호사가 직접 고안한 스마트폰의 '형법죄명표'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개발,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스 신화 속 법과 정의의 여신 디케는 양손에 저울과 칼을 들고 두 눈을 천으로 가리고 있다.

칼은 정의를, 저울은 형평 혹은 법 앞의 평등을 상징하며, 눈을 가리는 것은 편견과 선입관을 버린 채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 그 무엇에도 현혹되지 않겠다는 의미다.

최근 성추문 검사 등 법조계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잇따라 발생해 법조인의 윤리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 붕괴는 정권에 대한 신뢰 붕괴보다 훨씬 큰 파장을 불러온다.

누구보다 법의 수호에 앞장 서야 하며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할 의무를 지닌 법조인의 비리행위는 법조인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림은 물론 윤리의식이 실종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에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새로운 법조윤리 교육은 과거의 법학교육에서 법조윤리를 소외시켰던 결과 어떠한 부작용이 야기되었는지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법조인들 역시 말 뿐만이 아닌 진정으로 사회 정의를 구현할 도덕성을 지녀야 할 것이다.

법을 통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법조인은 민주사회의 근간이 되는 법치주의를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게 할 가장 중추적인 책무가 있다.

백성근법률사무소의 백성근 변호사는 "법은 국민의 기본권과 정의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이고, 법조인 특히 변호사는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직분"이라는 설명이다.
 
백 변호사는 특히 "법이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법조인은 스스로 판단해 정의의 편에 설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부산고등검찰청 창원지부 부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난 백성근 검사가 최근 변호사로 제 2의 인생에 첫발을 내디디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백 변호사는 검사로 재직할 당시인 2012년 1월, 스마트폰으로 형사사건의 죄명별 적용 법률과 법정형, 공소시효 등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형법 죄명표'를 개발해 '앱개발 검사'라는 타이틀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백 변호사가 만든 '형법 죄명표' 앱은 형법, 형사 소송법,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 실무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7가지 특별법을 담고 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이 앱은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 및 'T 스토어' 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데 지금까지 20,000여 명이 다운받을 만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매일 3시간씩 평일에는 강의를 수강하고, 주말에는 집에서 법전의 내용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병행한다.
 
학구열을 불태우며 앱 개발에 몰입했다는 백 변호사는 "방대한 자료를 입력해야 했기에 고된 작업이었지만 앱개발 과정에서 법률적 지식을 다시금 정리하고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면서 "요즘도 개정 법률안에 대한 내용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며 꾸준히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창원일보 제공>
앞서 백성근 변호사는 지난달 김해시 생림면 소재 아동보호치료시설 샘터학교를 방문 LED TV 2대를 전달<사진>,훈훈한 미담이 됐다.

최근까지도 아동보호치료시설 아동, 청소년들과 검사와 비행청소년의 관계로 만나오던 그의 비행청소년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변호사가 돼 첫 사회공헌(CSR) 활동으로 이어졌다.

특히 그날 백 변호사가 부산지검 부장검사 재직시절 자원봉사 활동으로 인연을 맺었던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장성동 회장도 함께 학교를 방문해 큰 의미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백 변호사는 "비행청소년으로 낙인찍힌 아이들이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으로 복귀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기술을 익히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사회가 좀 더 넓은 포용력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감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하루 일과를 끝낸 아이들이 생활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로스쿨 졸업생의 사회배출, 한-미, 한-EU FTA 체결로 인한 법조시장 개방 등 한국 법조계의 미래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법률서비스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이른바 '고시 낙오생'을 양산하는 현행 사법시험 제도의 폐단을 막기위해 도입된 로스쿨 제도는 법조 인력의 과잉 공급을 불러오며 법조시장은 그야말로 포화상태다.

백 변호사는 "법조계도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단순한 송무만 맡아서는 도태될 수 밖에 없으므로 새로운 법률영역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전문능력을 갖춰 의료, 마케팅, 노무,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법률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성근 변호사는 "못 가진 자, 없는 자의 편에서 '정의는 살아있다'라는 것을 알려주고 분쟁의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아픔과 눈물을 다독여주는 것은 법조인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이기에 앞으로도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는 변호사의 길을 가려 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차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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