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은 정의를, 저울은 형평 혹은 법 앞의 평등을 상징하며, 눈을 가리는 것은 편견과 선입관을 버린 채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 그 무엇에도 현혹되지 않겠다는 의미다.
최근 성추문 검사 등 법조계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잇따라 발생해 법조인의 윤리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 붕괴는 정권에 대한 신뢰 붕괴보다 훨씬 큰 파장을 불러온다.
누구보다 법의 수호에 앞장 서야 하며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할 의무를 지닌 법조인의 비리행위는 법조인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림은 물론 윤리의식이 실종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에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새로운 법조윤리 교육은 과거의 법학교육에서 법조윤리를 소외시켰던 결과 어떠한 부작용이 야기되었는지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법조인들 역시 말 뿐만이 아닌 진정으로 사회 정의를 구현할 도덕성을 지녀야 할 것이다.
법을 통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법조인은 민주사회의 근간이 되는 법치주의를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게 할 가장 중추적인 책무가 있다.
백성근법률사무소의 백성근 변호사는 "법은 국민의 기본권과 정의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이고, 법조인 특히 변호사는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직분"이라는 설명이다.
백 변호사는 특히 "법이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법조인은 스스로 판단해 정의의 편에 설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부산고등검찰청 창원지부 부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난 백성근 검사가 최근 변호사로 제 2의 인생에 첫발을 내디디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백 변호사는 검사로 재직할 당시인 2012년 1월, 스마트폰으로 형사사건의 죄명별 적용 법률과 법정형, 공소시효 등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형법 죄명표'를 개발해 '앱개발 검사'라는 타이틀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백 변호사가 만든 '형법 죄명표' 앱은 형법, 형사 소송법,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 실무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7가지 특별법을 담고 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이 앱은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 및 'T 스토어' 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데 지금까지 20,000여 명이 다운받을 만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매일 3시간씩 평일에는 강의를 수강하고, 주말에는 집에서 법전의 내용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병행한다.
학구열을 불태우며 앱 개발에 몰입했다는 백 변호사는 "방대한 자료를 입력해야 했기에 고된 작업이었지만 앱개발 과정에서 법률적 지식을 다시금 정리하고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면서 "요즘도 개정 법률안에 대한 내용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며 꾸준히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아동보호치료시설 아동, 청소년들과 검사와 비행청소년의 관계로 만나오던 그의 비행청소년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변호사가 돼 첫 사회공헌(CSR) 활동으로 이어졌다.
특히 그날 백 변호사가 부산지검 부장검사 재직시절 자원봉사 활동으로 인연을 맺었던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장성동 회장도 함께 학교를 방문해 큰 의미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백 변호사는 "비행청소년으로 낙인찍힌 아이들이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으로 복귀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기술을 익히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사회가 좀 더 넓은 포용력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감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하루 일과를 끝낸 아이들이 생활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로스쿨 졸업생의 사회배출, 한-미, 한-EU FTA 체결로 인한 법조시장 개방 등 한국 법조계의 미래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법률서비스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이른바 '고시 낙오생'을 양산하는 현행 사법시험 제도의 폐단을 막기위해 도입된 로스쿨 제도는 법조 인력의 과잉 공급을 불러오며 법조시장은 그야말로 포화상태다.
백 변호사는 "법조계도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단순한 송무만 맡아서는 도태될 수 밖에 없으므로 새로운 법률영역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전문능력을 갖춰 의료, 마케팅, 노무,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법률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성근 변호사는 "못 가진 자, 없는 자의 편에서 '정의는 살아있다'라는 것을 알려주고 분쟁의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아픔과 눈물을 다독여주는 것은 법조인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이기에 앞으로도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는 변호사의 길을 가려 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차균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