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희생자 가족과 슬픔같이 해줘 감사”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를 예방하고 박근혜대통령과 한-미간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서울 용산전쟁기념관과 경복궁을 먼저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날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 회견 등에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용산전쟁기념관을 찾아 기념관에 설치된 전사자 명비에 헌화하고, 6.25 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장병들을 추모했다.

하와이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참전한 전몰 미군 이름이 새겨진 명비에 헌화,추모하기도 했다.

 
뒤이어 오바마 대통령<사진>은 경복궁을 방문해 한국외국어대의 박상미 교수에 안내를 받으며, 30여분 남짓 경복궁 경내를 둘러 보았다.

당초 경복궁에서 문화체험 행사 등을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일련의 '세월호' 참사를 감안해 관람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20분께 전용기 VC-25A 에어포스 원( Air Force One.사진)편으로 경기도 평택오산 미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오후 4시께는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청와대에서 이어졌다. 

<사진=포털DB 발췌>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 최근 북한의 핵실험 위협 관련 동향을 포함한 북핵 및 북한 문제,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4차 핵실험과 관련한 북한의 활동들이 감지되는 만큼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다지고, 북핵 위협에 대처할 대북공조를 확인하는데 주력했다. 

박 대통령-오바마,‘세월호 참사’ 30초간 묵념
세월호 사고 당일 백악관 성조기 증정
단원고에 백악관 뜰 목련 묘목 기증도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기 직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30초간 묵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장에 들어선 뒤 인사말을 통해 “오늘 우리의 만남을 사고의 희생자, 그리고 실종자와 사망자들을 기리는 그런 시간으로 먼저 시작했으면 한다”며 “이들을 위해 잠깐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오늘 나의 방문이 한국민들이 깊은 비탄에 빠져있는 시기에 왔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또 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는 익히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미국민을 대표해서 이런 사고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며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이런 큰 희생자와 사망자를 잃은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 정상을 비롯한 회담 참석자들은 30초간 고개를 숙여 묵념을 한뒤 자리에 앉아 회담을 시작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렇게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을 제안해 주신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사고가 난 후에 대통령께서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해주고, 또 구조함 파견 등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 주셔 우리 국민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9.11 테러 후에 미국 국민들이 모두 힘을 모아서 그 힘든 과정을 극복해냈듯 한국 국민들도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국민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담은 징표로서 사고 당일 미국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삼각나무 케이스에 담긴 성조기를 보여준 뒤 “미국에는 군인이나 참전용사가 목숨을 잃었을 때 그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국기를 증정하는 전통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가져온 이 미국 국기는 세월호가 침몰한 바로 그날 백악관에 게양됐던 그 국기다. 미국의 전통과 그 정신으로 이 국기를 대통령과 또한 국민들에게 미국민을 대표해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뒤 이어 “이 국기는 우리의 깊은 애도의 뜻과 어려운 시기에 함께하는 우리의 마음과 그리고 한국을 동맹국이자 우방으로 부르는 미국의 자긍심을 나타내는 그런 국기”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 대통령은 “그렇게 슬픔에 빠진 국민들, 희생자 가족들하고 슬픔을 같이해 주시고 세심하게 마음을 써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정부를 통해 이번 사고로 많은 학생들이 희생된 단원고등학교에 백악관 뜰의 목련 묘목을 기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사고로 목숨을 잃은 수백명의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애도하며, 희생된 학생 대다수 공부하던 단원고등학교에 백악관의 목련 묘목을 바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이 목련으로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분들에게 미국이 느끼는 깊은 연민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위로했다.
<권병창 기자/맹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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