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책임을 지겠다"며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27일 서울 세종로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고 사죄의 길”이라며 더 이상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 수습이 우선’이고 하루빨리 사고 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게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자리를 지킴으로서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과 세월호 피해자 가족분들께서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저를 용서하고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사고 희생자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깊이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고, 구조되신 분들이 입은 상처의 쾌유를 빕니다"라고 밝혔다.

정총리는 “사고 이후 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 처리하지 못했다면서 잘못된 관행과 비리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정부를 대표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실종자 가족들은 “이 상황에서 총리가 사퇴하면 어쩌겠다는 거냐”며 비난했다.
또 “잘했든 못했든 이 처럼 큰 사고가 났으면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지어야 할 것 아니냐”며 총리사퇴는 ‘너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국무총리의 사의표명은, "지극히 무책임한 자세이며 비겁한 회피라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내각 총사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가운데 향후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 후임인사 등 정부가 어떤 후속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권주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