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해군 초계함(PCC)으로 30년 가까이 활약하다 콜롬비아 해군에게 무상 양도된 안양함이 해군 장병들의 환송속에 진해 군항을 출항해 콜롬비아로 향하고 있다. (사진=해군본부)

우리나라 해군 초계함(PCC)으로 30년 가까이 활약하다 콜롬비아 해군에게 무상 양도된 안양함이 해군 장병들의 환송속에 진해 군항을 출항해 콜롬비아로 향하고 있다. <사진=해군본부 제공>

우리나라에서 퇴역한 초계함급(PCC, 1000톤급) 국산 전투함이 처음으로 해외에 무상 양도된다.

해군은 30일 퇴역초계함 ‘안양함(PCC-755)’을 콜롬비아 해군에 양도하는 양도 기념행사를 진해 해군기지에서 거행했다.

1983년 12월 해군함정으로 취역해 우리 영해를 수호하다가 2011년 9월 퇴역한 안양함은 해외에 양도되는 첫 초계함급 군함이 됐다.

콜롬비아는 6·25전쟁 당시 호위함(Frigate) 등 5100명의 병력을 파병한 중남미 유일의 6·25 참전국이다.

양도 기념식에 한국 측은 국회 국방위 김성찬 의원(전 해군참모총장), 정호섭 해군작전사령관, 해군본부 및 작전사 양도업무 관계관 등이 참석했다.

콜롬비아 측은 삐니야(Pinilla) 주한 콜롬비아 대사, 아마야(Amaya, 중장) 해군작전부장, 인수함장 및 승조원 등이 참석했다.

기념식 직후에는 양국 주요 내빈들의 함정 순시에 이어 안양함이 고국을 떠나 콜롬비아 국적 나리뇨(Narino)함으로서의 첫 번째 출항을 축하하는 출항 환송식이 이어졌다.

나리뇨함에는 해군 군수사령부 정비군무원 3명이 편승해 본국에 도착할 때까지 정비를 지원한다.

국산 초계함이 림팩(RIMPAC) 훈련 참가 차 하와이까지 항해한 실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태평양을 횡단해 남미 대륙까지 장거리를 항해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날 진해를 출항한 나리뇨함은 태평양 건너 미국, 멕시코 등을 경유해 9월말 콜롬비아에 도착하며, 콜롬비아 해양의 치안과 환경 보호를 위한 해양경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초계함 안양함의 콜롬비아 양도는 2013년 7월 23일 대한민국 국방부와 콜롬비아 국방부의 양도약정서 체결에 따라 이뤄졌다.

이후 안양함은 양도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초까지 약 9개월간 해군 군수사령부 정비창의 군직정비와 콜롬비아가 주도하는 외주정비를 실시했다.

지난 4월부터 약 4개월간은 인수함장 꾸비죠스(Cubillos) 대령 등 예비 승조원 및 정비요원 70여명이 모두 우리나라에 들어와 해군작전사 전비전대와 군수사 정비창으로부터 양도함정의 정비 및 운용을 위한 각종 교육과 훈련을 받았다.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24일 현장을 사전 방문해 양도 관계관을 격려하고 인계인수 준비를 직접 점검했다.

황 총장은 이 자리에서 “참전국에 대한 보은의 의미를 되새겨 함정과 승조원들이 콜롬비아에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장비 성능 및 안전 진단과 승조원 교육훈련에 최선을 다해 줄 것” 을 당부했다.

인수함장 꾸비죠스 대령은 “안양함 인수는 한국과 콜롬비아 간의 방산 및 군사교류 등 우호관계가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 이라며 “60여 년 전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노력이 오늘 값진 보은으로 돌아와 양국의 높아진 우호를 기념하는 날이 됐다” 고 소감을 밝혔다.

콜롬비아 해군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건조한 연안경비정 2척과 유도탄 등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국산 초계함을 무상 인수해 운용하게 됨으로써 앞으로 우리나라와의 방산협력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군은 앞으로도 양도함정에 대한 후속 군수지원, 차기 도태함정에 대한 해외 양도 등 우방국과의 적극적인 방산협력을 통해 국가 위상 제고와 국익 창출에 기여해 나갈 계획이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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