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95km의 마지막 결승선을 앞두고 막바지 스퍼트를
하고 있는 필자>
‘호반도시’ 춘천을 아우른 의암호를 일주하는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대회에는 무려 2만6,000여명이 출전,자웅을 가렸다.

목가적인 의암호와 붉게물든 만산홍엽이 오우버 랩되며,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하는 42.195km 풀코스는 이내 축제의 장으로 손색이 없다.

해마다 이맘때면 해외는 물론 국내 마스터스와 마라톤 동호인들이 한번쯤 도전해 보고싶은 천상의 풀코스로 각광받는 이유다.

필자 역시 올들어 8회째 완주한 국내 최대 춘천마라톤대회이지만, 그 어느 해보다 연습량이 부족한 데다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던터라 애시당초 버거운 만용이었다.

공지천 출발 라인에서 기록을 노리고 도전한 출전은 아니지만, 내심 용산권 소속의 난치성 질환을 앓는 두 회우의 쾌유를 기원하며 중도포기는 있을 수 없었다.

사실 지병으로 몸져누운 김영복-전병호 두어르신을 단한번도 뵌적은 없지만 지루한 병실을 박차고 쾌차를 기원할 때는 이미 녹초된 몸에도 채찍으로 다가왔다.

등뒤에 나부끼는 작은 기원문을 수십번이나 되뇌이며, 난치성 병마에 시달리는 두회우의 건강이 하루속히 회복되길 송의제목으로 기원했다.

인간의 한계를 초연하는 30여km 지점에 다다랐을 때 두다리는 후들거린데다 맞닥뜨린 언덕을 네차례나 걸었기에 막바지 혼신을 거듭하며 자기와의 싸움이 지속됐다.

 
때마침 주최측이 마련한 ‘마의 34km 지점에서 전하는 나의 이야기’란 1분 발언대<사진>가 시야에 들어왔다.

난 시간단축의 로망을 뒤로 “김영복-전병호 두어르신의 쾌유를 두손모아 빈다”고 외칠때는 사뭇 눈시울이 붉어졌다.

최종 남은 8km를 뛰는 동안 왠지 모를 기력은 다시 회복됐으며, 결승점인 42.195km를 5시간09분대로 주파, 대미를 장식했다.

난치성 병마로 몸살앓는 김영복-전병호 두회우의 빠른 쾌유를 용산권 4부의 미명으로 간절히 희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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