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광화문광장 탈핵희망 염원 행진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 동일본 지진의 쓰나미로 인해 피해를 입은 건물이 앙상한 뼈대만 남은채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일본 유리아게=권병창 기자>

“우리 모두 이렇게 이파리를 먹어치우면 분명 나무가 죽어버릴 텐데….”
“너는 곧 나비가 될 거야. 나비가 되면 누구도 잎을 먹지 않는단다.

꽃에 있는 꿀을 찾게 되지. 꿀의 달콤함에 취해 춤도 춘단다. 그러면 꽃이 열매를 맺지.”
“자, 가자! 탈핵나비가 돼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지 올들어 6년째를 맞아 탈핵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 공감을 위한 국내 환경NGO의 가장 행렬이 이어졌다.

당시 강력한 해일을 동반한 동일본 대지진은 무려 1,6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운데 살아남은 자들의 삶의 터전은 폐허로 전락,여전히 죽음의 땅으로 발길조차 사라졌다.

6년째 진행되는 관련 행사는 광화문광장(세종대왕상 앞)에서 오후 1시부터 사전행사, 2시 본행사로 진행됐다.

2시30분부터 시작되는 ‘나비행진’은 1막 핵발전소, 2막 송전탑, 3막 도시의 탐욕, 4막 희망 총 4개의 막으로 구성됐다.

각 막의 주제에 맞는 캐릭터 탈을 쓰고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축제의 행렬로 마련됐다.
행진은 광화문 광장에서 출발해 인사동을 거쳐 종로를 거쳐 광화문광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후쿠시마 6주기를 추모하며 탈핵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많은 예술가도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이번 ‘나비행진’의 총연출을 맡은 나무닭움짐임연구소의 장소익 소장은 “준비 단계부터 행진까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시민 주도형으로 기획됐다"며,"지속적으로 탈핵운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과정의 하나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일을 맞아 전국적으로도 동시에 탈핵행사가 펼쳐졌다.
부산은 고리원전 앞에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가두행진’과 서면에서 탈핵행사가 전개됐다.

울산에서는 각종 전시와 놀이, 탈핵골목행진, 탈핵울산시민대회가 진행됐다.
창원에서는 창원시청광장에서 탈핵행진과 시국대회가 펼쳐졌다.

광주에서도 탈핵퍼레이드와 함께 금남로 촛불무대에서 ‘탄핵에서 탈핵으로’ 행사가 열렸다.

안재훈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사무국장은 “2017년은 탈핵을 시작하는 해로 만들자”며 "이번 나비행진’은 국민 스스로가 탈핵의 의지를 즐거운 가장행렬을 통해 보여주는 카니발 같은 행사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311탈핵퍼레이드-나비행진’을 기획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2011년 3월 ‘일본대지진, 핵사고 피해지원과 핵발전 정책 전환을 위한 공동행동’으로 활동을 시작한 후, 현재 8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유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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