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강남구 국기원에서 시범

北김성일7단 10cm 송판, 기왓장 90장 격파

제23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축하하려 10년 만에 방한한 국제태권도연맹(ITF) 북한 시범단과 세계태권도연맹(WTF) 한국시범단이 정통 태권도의 진수를 선보였다.

ITF북한 태권도시범단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국기원에서 열린 파워 풀한 격파술과 호신술을 시연, 통일의 꿈을 시사했다.

주요 초청 내빈은 ITF 태권도 시범단과 함께 방한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리용선 ITF 총재를 비롯 (사)대한특수경호무술협회의 변재술(청와대 전경호관)회장 등 2,000여명이 참관, 장내는 감동의 물결로 이어졌다.

국기원의 오현득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이 무주에서 펼친 시범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연맹 하나하나는 지구촌 모두가 감동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역사적인 자리에 역할을 함께하는 장을 보여줌으로서 국기원과 하나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소중한 가치를 공유한다면 희망찬 미래가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리용선 ITF총재는 축사를 통해 "이번 기회를 통해 남과 북 태권도인들이 서로의 마음을 잘 알게 됐다"고 인사했다.

그는 "태권도는 하나다. 한 뿌리에서 자라난 태권도가 둘로 갈라져 성장하며 덩치가 커졌다"면서 "하나로 합쳐지면 더 큰 하나가 될 수 있다"며 통합 의지를 피력했다.

리 총재는 "더 커진 태권도가 지구촌을 무대로 종횡무진 활동하면 영향력은 100배가 될 것"이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하나로 만들기 위해 손을 잡자"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의 태권도시범단은 화려한 발기술과 고난도 격파술은 물론 다이나믹한 태권도 기술을 펼치며 열광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북한 취재진>
<'우리는 하나다' '아리랑' 등을 연호 또는 부르며 한반도기를 흔드는 객석. >

ITF 북한시범단은 호신술과 격파술, 낙법 등을 선보였으며, 이날 공연에서 겨루기와 품새, 송판, 각목, 기왓장 격파 등 현란한 태권도 시범을 연출했다.

차력같은 북한의 시범과 달리, 한국측 시범단은 체조 스타일이 접목된 스피드와 군무가 혼합된채 시선을 사로잡으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목을 집중시킨 태권도 시범에서 북한의 인민영웅 칭호를 얻은 김성일 7단은 기왓장 90장을 연속으로 격파하자, 한반도 깃발을 흔들며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국기원=권병창 기자/송옥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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