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구하기 어려워 임금을 선불로 주는 사정 악용, 어민 두 번 울려

<인천해양경찰서 전경>

선원으로 일할 것처럼 속여 선용금을 받은 후 상습적으로 도주한 50대 등 20명을 ‘사기죄’로 적발, 3명을 구속했다.
해경은 또, 10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7명은 수사 중이다.

현행 제347조(사기)의 경우 ①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7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 등지에서 선원 구인이 어려운선주(어선 소유자)나 선장에게 선원으로 승선하여 일을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접근하여 선불로 임금을 받은 후 도주하는 수법으로 상습적으로 사기 범행을 저지른 지 씨 등 20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영세어민인 선주가 장기간 조업에 따른 고된 노동과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선원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미리 임금을 선불로 주면서까지 선원을 고용하는 안타까운 사정을 악용하고 있다고 해경 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구속된 지 씨는 인천시 옹진군 선적 Y호에 승선해 일을 하겠다며 선주를 속여 300만원을 먼저 받은 후 실제 승선하지 않고 도피하는 등의 수법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13명의 피해자(선주 선장)로부터 총 6천414만원의 재산상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수법으로 피의자 20명이 39건의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 입은 금액은 총 2억 2천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겨울 한파와 작년보다 1~2도 가량 낮은 올해 수온으로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선주 선장 등 어민들은 선용금 사기로 인한 피해로 큰 고충을 겪고 있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일부 피의자의 경우 중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일부 변제하는 경우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선용금을 돌려받기가 어렵다” 라며 “선원 채용 시 승선경험이 있더라도 인적사항 등 관련 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등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인천=엄평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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