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6일 방북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과 면담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김 위원장 오른쪽은 정지이 현대U&I 전무이며 왼쪽에 서 있는 인물은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오른쪽에 서 있는 인물은 현대아산의 최규훈 계약지원실장(부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7일 만인 16일 오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전격 면담했다.

현 회장은 17일 귀환할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6일 오후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면담하고 오찬을 함께 했다고 보도,면담사실이 전해졌다.

중앙방송은 “김정일 동지께서 남조선 현대그룹 회장을 접견했다”며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임)이 배석했다고 전했다.

중앙방송은 현 회장이 선물을 준데 대해 김 위원장이 사의를 표하고 현대그룹의 선임자들을 추억하는 얘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현대그룹은 “아직 현 회장 일행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 성사 여부나 결과에 대해 알려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들도 이날 면담에서 어떠한 얘기가 오갔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현 회장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때문에 우리 정부가 중단한 금강산 관광 문제와 개성 관광 재개 등 대북사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협조를 요청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관광객 사망 사건 재발 방지와 지난달 30일 나포된 ‘800연안호’ 선원 석방 등 우리 정부의 메시지도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 회장은 앞서 지난 13일 북한에 억류돼 있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씨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지난 10일 장녀인 정지이 현대 U&I 전무와 함께 2박3일간 평양을 방문한 현 회장은 이날까지 일정을 5차례나 연장한 끝에 김 위원장을 결국 만나는 집념을 보였다.

이번까지 7차례 평양을 방문한 현 회장의 앞서 가장 길었던 일정은 2007년 10월30일부터 11월3일까지 4박5일간 머물렀을 때다.

현 회장은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나 백두산 관광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 회장은 17일 개성에서 체류 중인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합류한 뒤 경기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오후께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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