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민족의 영산을 앵글에 담아내기 위해 지금까지 모두 36번이나 백두산을 오르내렸죠.”
서울 종로구 인사동 소재 대일빌딩 지하 서울미술관에서 오는 24일까지 ‘I Love 백두산’전을 열고 있는 여류 사진작가 김숙자(64..www.sookja.com)씨.
그는 백두산을 찾아 한번 출사를 떠나면 줄잡아 30일 가량 묶고 지내며 화창한 날씨를 기다린뒤 천지와 백두산의 사계절을 촬영했다.
숱한 애환 가운데 김씨는 “어느 봄날 해발 2744m 북백두산 정상부 바로 밑에서 커다란 바위와 굴러 추락직전 몸을 던져 가까스로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며 아찔했던 당시를 상기했다.
당시 45° 경사면의 정상부에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뻔한 사건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올들어 4회째 개인전을 마련한 그는 ‘I Love 백두산’전을 통해 예술의 혼을 불사르며 신령스런 백두산의 사계를 좇는다.
잊을 수 없는 또하나의 에피소드는 밤하늘의 별 사진 한 컷을 잡기 위해 3시간 정도 걸렸는데 조선족 가이드의 불만어린 수모를 겪으면서 참아낸 일이란다.
캄캄한 밤하늘의 영롱한 별을 포착하기 위해 정작 그는 저녁도 거른채 눈물속에 황홀경을 앵글에 담아 내는데 성공했다.
그는 또 백두산의 설경을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항공 촬영은 미국산 헬기를 이용해 중국에서 탑승한후 고공 촬영에 성공, 걸작을 남겼다.
이뿐아니라, 김 작가는 지난해 백두산 천지에서 행운의 괴물체를 찍어 KBS-뉴스에 제공하는 수훈도 남겼다.
25년전부터 백두산과 천지를 다녀왔지만, 3번이나 현지 모습을 놓친 경험이 있어 이를 보지 못한 한국인들에게 사진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래주려 카메라를 가까이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그동안 주변 지인들이 ‘남성 작가들도 버거운 백두산과 천지의 광경을 촬영하느라 몸과 마음 고생이 많았다’는 위로가 내심 고맙다며 그들의 격려를 잊지 않는다.
작가는 특히 천지에 자생하는 만병초와 좀참꽃의 군락지를 보노라면 마치 대자연에 카페트를 깔아 놓은듯 눈에 선해 봄이면 남모를 사랑에 빠지듯 백두산을 향한다고 귀띔한다.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8월 장마철, 백두산 서쪽에 놓인 이름모를 다리 밑에서 무려 25일 동안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 숙소삼아 지냈던 일이란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사진과 연을 맺을 것이란 김숙자 작가는 “천지를 아우른 16개 봉우리중 북한쪽의 장군봉 등 3개 봉우리를 마음대로 촬영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남은 소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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