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간 소득 수준이 낮은 20만~25만 가구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창업 또는 운영자금으로 2조원 이상의 무담보 무보증 대출이 이뤄진다.

이를 위해 현행 소액서민금융재단이 `미소(美少)금융중앙재단으로 확대 개편되고 전국에 200~300개의 지점이 설치된다.

정부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진동 소액서민금융재단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미소금융(아름다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의 확대 방안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미소금융재단을 만들어 2조 원을 전국의 서민들에게 골고루 지원하려고 한다"며 " 현대사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에 의한 직접 서민금융을 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12월부터 내년 5월까지 미소금융재단의 지역별 법인(지점) 20~30개를 세우고 향후 2~3년에 걸쳐 최대 3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재계와 금융권의 독자적인 미소금융법인 설립도 유도하기로 했다.

미소금융재단은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앞으로 10년간 삼성, LG, 현대차, 포스코 등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기업의 기부금 약 1조원, 휴면예금 7천억원을 포함한 금융권 기부금 1조원 이상 등 총 2조원 이상으로 대출 재원을 조달한다. 올해에는 1차로 약 3천원 이상 조성된다.

대출 대상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서민으로 영세사업자 운영자금, 전통시장 상인의 운영자금,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일반 창업자금, 자활추진단체의 창업.운영자금, 사회적 기업의 운영자금을 지원한다.

대출 한도는 500만~1억원으로 금리는 연 5% 안팎이며 1~5년에 걸쳐 나눠 갚은 조건이다.

미소금융재단은 소상공인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창업과 경영 컨설팅도 하며 채무 재조정이 필요한 경우 신용회복위원회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소금융지점 한 곳당 청년, 금융회사 퇴직자 등 2~5명이 월 100만원 이하 등 최소한의 실비를 받고 근무하며 일정 기간 일한 청년은 복지기관이나 금융회사 등에 취업할 때 우대를 받는다.

이곳에서 일한 사람은 직접 미소금융지점을 세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미소금융재단을 세법상 특례기부단체로 지정해 이곳에 기부금을 내는 재계와 금융권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자활의지는 있으나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힘든 저신용층이 국제 금융위기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소액 신용대출 사업 확대가 서민금융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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