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을 한달음에

[권병창 기자] 서울시의회 노식래 의원(민주당, 용산2)이 이건희 기증관의 용산 유치를 재차 주장했다.

노 의원은 3일 오후 공공개발기획단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 10월 21일, 지자체 땅에 국가가 미술관을 지을 수 없다는 법제처 법령해석을 근거로 용산 유치 당위성을 강조했다.

공공개발기획단은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조성을 위한 옛서울의료원(남측) 시유지 교환계획(’21.8.24., 시장방침)을 추진 중이며 부지 취득 후 관리 및 공원 조성사업 전반을 담당한다.

문체부는 지난 4월부터 이건희 회장 기증작품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 전담팀과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를 운영해 왔다.

지난 6월 1일에는 10차례의 위원회 논의를 거쳐 용산과 송현동 부지 두 곳을 이건희 기증관 건립 후보지로 결정한 바 있다.

이후 서울시와 문체부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던 중,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로부터 빌려 국립미술관을 지을 수 있는지에 대한 법령해석을 요청했고, 10월 21일 법령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노식래 의원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송현동과 용산 부지는 공교롭게도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두 부지 모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인근에 있어 상승효과를 기대하기 충분한 입지여건을 갖췄을 뿐 아니라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법제처의 법령해석이 나온 이상 송현동 부지를 다시 국유지와 교환하거나 서울시가 미술관을 짓고 국가가 임대료를 내는 등의 비정상적인 방안을 검토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 의원은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에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되면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을 한달음에 누리는 환상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도자, 서화, 전적(서적) 등 고미술, 유물 21,693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유화, 조각, 공예 등 미술품 1,488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나눠 기증했다.

노 의원은 지난 달 13일에도 황희 문체부 장관을 만나 이건희 미술관의 용산 유치를 건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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