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굿, 화선무, 경기민요, 진도북춤, 서도민요 순 위로공연 첫선

천지인의 조화를 표현해 낸 판굿으로 산불피해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마음상처를 달래주었다.
천지인의 조화를 표현해 낸 판굿으로 산불피해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마음상처를 달래주었다.

4년전 삶의 터전 송두리째 잃은 피해 주민의 애환 잊도록
희망브리지·고성군과 공동 주최, 부지화예술단 위로 공연
'재난에서 희망으로' 주제, 산불·화재 대응 키트 郡에 전달
[고성=권병창 기자/속초=김상기 기자]
2019년 4월 초, 목가적인 고성군 토성면 일대는 양간지풍(襄杆之風)을 타고 초유의 산불참사로 번진 가운데 화마가 휩쓴 현지는 당시 포연이 멎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그 즈음 4,5,6일 무려 사흘동안 산불 피해 마을에는 잇단 강풍과 해풍 기류가 거셌던 만큼, 천혜의 산림 등 무려 2천억원에 이른 재산피해를 초래했다.

올들어 4년째로 접어든 토성면 이재민들의 아물지 못한 마음상처는 물론 상실감을 달래줄 희망브리지와 고성군 주최, 부지화예술단의 한마당 잔치가 훈훈한 미담을 더했다.

2일 토성면 소재 연흥초등학교 실내 체육관에는 지역 피해주민 등 200여 명을 초대해 힐링을 겸한 공연과 뷔페식을 마련, 다소나마 위안을 안겨줬다.

희망브리지의 김정희사무총장(오른쪽)과 고성군의 박광용부군수가 2일 산불-화재대응 키트 전달식을 뒤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희망브리지의 김정희사무총장(오른쪽)과 고성군의 박광용부군수가 2일 산불-화재대응 키트 전달식을 뒤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성군과 공동주최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재난에서 희망으로' 주제아래,위로공연과 산불·화재 대응 키트를 고성군에 전달, 응원했다.

먼저 첫 무대에 올려진 판굿은 상모를 쓰고 악기를 매고 치는 형태의 연주로 일반 농악의 축소판으로 설명된다.

머리로는 상모를 쓰고 하늘을 날며 손으로는 악기를 치고 발로 땅을 밟아 하늘과 인간과 땅이 하나가 되는 '天·地·人'의 조화를 표현해 냈다.

판굿이 끝나고 나면 북, 장구, 소고, 꽹과리, 열두발 등의 개인놀이가 한데 어울려 심장을 울리며 풍성한 종합 연희판을 빚어냈다.

프로그램은 더블에스컴퍼니의 ‘판굿’으로 김성심대표를 포함한 최마루·김현기·이호은·김예찬·우정운·김영탁 씨 등이 출연했다.

꽃이 그려진 부채를 손에 들고 화선무를 공연하고 있다.
꽃이 그려진 부채를 손에 들고 화선무를 공연하고 있다.

이어 눈길을 끈 화선무<사진>는 꽃이 그려진 부채를 들고 추는 춤으로, 지난 1978년 선운 임이조선생에 의해 초연된 춤으로 위안을 안겨주기에 족하다.

4년여전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은 산불 피해 주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며, 암울했던 나날을 뒤늦게나마 삭여주기에 충분할 작은 밀알로 가늠되는 대목이다.  

발디딤이 섬세하고 새초롬하고, 교태스러운 여성미가 이채롭다.
무대 출연진은 오정희 홍연대표 외 김연주·문다솜이 무대 공연에 나섰다.

20여 출연진을 총괄 지휘한 예술단의 키워드, 부지화(不知畵)는 ‘밝은 대낮에 그림을 보고도 알지 못한다‘는 의미를 시사한다.

희망브리지가 마련한 뷔페식과 함께 산불 피해 주민들이 국악인들의 흥겨운 창에 맞춰 손뼉을 치며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희망브리지가 마련한 뷔페식과 함께 산불 피해 주민들이 국악인들의 흥겨운 창에 맞춰 손뼉을 치며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황진경 부지화단장(연출)은 "우리 민족을 '한'과 '신명의 민족'이라고 해 왔죠. '한'을 풀어 '신명'으로 승화시켜 왔기 때문이다. 그 곁에는 항상 우리의 음악과 춤이 함께 했다."고 주지했다.

황 단장은 "오늘 부지화의 공연 역시 한이 신명으로 승화되길 염원하며 온 마음을 다해 준비했다."며 "화마가 할키고 간 마음의 자리에 작은 위안이 되길 마음깊이 기도했다"며 위로·응원의 취지를 전했다.

이와같이 한국 전통예술의 아름다움을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일깨우고 싶은 마음을 담은 전통예술 전문 공연 대중화 브랜드로 설명된다.

경쾌하고 가락과 악절이 분명한 경기민요를 출연진이 열창하고 있다.
경쾌하고 가락과 악절이 분명한 경기민요를 출연진이 열창하고 있다.

뒤이어 갈채를 받은 국가 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는 서울과 경기도 지방에서 전승되는 민요 가락으로 손꼽힌다.

경기민요<사진>는 서양의 장조와 비슷한 평조로 된 가락이 많아 깨끗하고, 경쾌하며 가락과 악절이 분명한 도시풍의 노래이다.

음 빛깔이 부드럽고, 유창하며 서정적이란 호평이다.

재난의 아픔을 잊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옛 선조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고난을 이겨내고자 보였던 장터의 흥겨움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택한 곡이다.

출연자는 대통령상 수상자인 김명순 씨를 비롯한 강은숙·김단아·이능경이 무대에 올랐다.

곡명은 밀양아리랑, 강원도아리랑, 경북궁타령 순으로 불렀다.

전남 진도지역을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진도북춤이 경쾌하게 펼쳐지고 있다.
전남 진도지역을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진도북춤이 경쾌하게 펼쳐지고 있다.

네 번째는 힘차게 진도북춤<사진>이 공연돼 또하나의 볼거리를 연출했다.

진도북춤은 전남 진도지역에서 양손에 채를 쥐고 추는 춤으로, ‘진도북놀이’라고도 일컫는다.

북은 몸에 밀착시켜 어깨끈을 메고, 허리끈으로 조여 묶는다.

양손에 채를 쥐고 양쪽 모두 연주한다는 뜻에서 '양북'이라 불리고, 채를 쌍으로 들고 춤을 춘다고 해 ‘쌍북’이라고도 일컫는다.

출연자는 홍연무용단의 오정희대표 외 김연주·이하나·문다솜·김승현이 구슬땀을 흘렸다.

류지선-김성심 씨가 듀엣으로 사설난봉가와 달타령으로 지친 피해 주민들의 속내를 달래 호응을 얻었다.
류지선-김성심 씨가 듀엣으로 사설난봉가와 달타령으로 지친 피해 주민들의 속내를 달래 호응을 얻었다.

대미를 장식한 ‘서도민요<사진>’는 황해도와 평안도의 서도지역에서 전승되던 민요로 꿋꿋하며, 구성지고 구슬프다는 연가로 전해진다.

출연자는 부지화의 민요팀장 류지선·김성심 씨가 무대를 빛냈으며, 곡명은 사설난봉가와 달타령을 선보이며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와관련, 부지화예술단의 관계자는 "‘신나는 전통 예술공연을 통한 대중화’, ‘전통과 대중문화를 결합한 한류의 완성,‘ '국악인재 양성을 통한 전통 계승’의 3가지 목표로 설립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한국 최고의 ‘춤’, ‘소리’, ‘연주’를 체계적인 공연 콘텐츠로 기획, 국내·외 관객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은게 지상 최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산불 피해 주민들이 잠시나마 지난 시름을 잊고 흥겹게 춤사위를 뽐내고 있다.
산불 피해 주민들이 잠시나마 지난 시름을 잊고 흥겹게 춤사위를 뽐내고 있다.

한편, 공연기획과 프로그램을 편성한 부지화(PD 황진경)는 모던 음악극과 국악 컬, 갈라쇼 민요, 무용, 판소리, 국악가요, 연희, 퓨전 실내악 및 타악연주 등 전통과 퓨전으로 어우러진 세대와 성별, 국적을 초월, 누구나 즐길 무대 연출을 아젠다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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