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문화회관서 13일 동안 개인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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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에서 '붓 끝에 핀 인생의 흔적’
“난향백리(蘭香百里), 묵향천리(墨香千里)”

[대한일보=박선희 문화전문기자] 유서 깊은 (사)해동서예학회 초대작가이자, 美시카고를 무대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원로 서예인이 노익장을 과시,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서예인은 ‘德香萬里’라는 큰 뜻을 품고 서예를 지도, 문하생들의 지고지순한 묵향을 일깨워 큰 호평을 얻고 있다.

1950년 6.25 참전용사로서 95세의 올곧은 신독아래 개인전을 개최한 모습 역시 후학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시카고한인회관에서 지난 16일부터 29일까지 13일간 열린 가운데 현지 동포인의 환희와 기쁨을 나눠기에 충분했다.

화제의 주인공 황파 이두만(목사)서예가는 인사말을 통해 “예로부터 우리나라 속담에 난향백리(蘭香百里), 묵향천리(墨香千里)라는 속담이 내려오고 있다”고 상기했다.

사진/황파 이두만서예가 제공
사진/황파 이두만서예가 제공

황파 선생은 붓을 쥔 덕스러운 인품의 향기를 덕향만리(德香萬里)라고도 예찬했다.

그는 “자고로 동양 3국에서는 서예를 이르기를 일본에서는 서도(書道)라 하고, 중국에서는 서법(書法)이라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바로 서예(書藝)로 일컫는다”고 주지했다.

황파 선생은 우리 조상들은 서예는 붓 끝으로 그리는 미술적 기교가 아닌 마음으로 그리는 멋의 예술이라고 했다.

또한 우리 서예는 민족의 얼과 멋, 기풍이 담긴 멋쟁이 예술조형의 예술언어로 정의했다.

게다가 상형문자로부터 오늘 날의 캘리그라피 장르에 이르기까지 세계에 자랑할 만한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평가했다.

황파 선생은 그런 뜻에서 이번 개인전은 활력이 넘치고 생기있는 필치와 서예정신을 담아 서예인의 전통의 멋을 건강하게 후예들에게 계승시키고자 개인전 취지를 더했다.

이번 개인전에는 각계의 축사 또한 줄을 이었다.

고국에서는 (사)해동서예학회의 금제 김종태회장의 격려사가 축하의 메시지로 답지했다.

김 회장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미국 시카고에서 발전시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는 데도 새로운 문화의 장을 펼친 결과는 참 지도자의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격려했다.

그는 “구순이 넘으신 분이 크나 큰 병환으로 수술까지 하고 회복해 우뚝 자리매김은 정말 대단한 의지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시카고 뿐아니라 전 미국에 한국 전통문화예술의 한 장르를 알리고 전파해 모든 교민에게 모범되고 서예전이 활짝 핀 한 송이의 꽃과 같이 피어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시카고한인회의 최은주회장 역시 축사를 통해 “머나먼 이역만리 미국의 땅에서 한국의 전통을 알리는 전시회는 한인 동포사회의 자랑스런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전시회에 이두만선생의 서예작품이 더 많은 분들에게 소개되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열정과 예술적 경험이 많은 분들에게 큰 영감을 주길 기원했다.

황파 선생이 후학양성을 위한 시카고 소재 한국일보 서예교실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황파 선생이 후학양성을 위한 시카고 소재 한국일보 서예교실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개인전을 계기로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시카고 서예협회의 활동이 더욱 더 활발해져 서예 열풍이 다시 일어나기를 소망했다.

주시카고 대한민국총영사관의 김정한총영사는 축사에서 “서예는 붓으로 문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예술이자, 정신을 수양하고 도를 체득하는 방법으로 오랜 세월 수많은 문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명필이 배출되어 명성을 떨쳐 왔다고 강조했다.

이뿐아니라, 다사다사한 지난 세기에도 소전(素筌), 검여(劍如), 일중(一中), 여초(如初) 등 거장들을 통해 그 맥락이 면면히 이어져 왔다며 서예인의 과거사를 재확인, 이목을 끌었다.

시카고 한인문화회관의 김윤태회장은 "서예는 동양의 고유한 필기구인 붓을 이용해 글씨를 심미적 차원에서 서사(書寫)하는 예술의 한 분야“라고 평했다.

김 회장은 ”글씨의 기본 결구와 점, 선, 회의 비례감과 조화 등을 통해 독특한 조형미와 공간미를 추구함으로써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탐미적 예술이기도 하다."고 인용했다.

그는 “동양의 탁월한 예술분야인 서예에 평생을 바치고 이런 훌륭한 전통문화를 계승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애쓴 황파 이두만작가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축사를 대신했다.

끝으로 시카고 한국일보의 김왕기 회장은 “90이 넘으신 연세에도 불구, 넘치는 열정으로 시카고서예전을 다시 개최한 목사께 남은 여생 더 훌륭한 작업을 통해 많은 제자들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비원했다.

시카고에서 서예를 통해 많은 분들께서는 지친 향수와 마음을 다스리고 주위에도 황홀한 묵 향기를 전해주기를 바란다며 축사로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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