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창 기자] 화갑(華甲)을 넘은 우리네 삶의 지평 가운데는 자녀의 혼례로 영글어가는 결실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숱한 일상을 통해 혼례식전 양가의 처음 만나보는 첫 상견례는 이채롭고 생소하기 그지없다.

더욱이 처음 맞이하는 상견례는 두 가정의 구성원에 기대는 물론 먼훗날을 예단해 보는 기쁨은 사뭇 호기심마저 드는게 사실이다.

15일 둘째 아들과의 영원한 배필이 될 며늘아기와 사돈댁과의 첫 만남이 종로의 J가든에서 이뤄졌다.

아내와 나는 오전 내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채 자칫 실수라도 없으련지 노심초사로 약속된 자리에 도착했다.

하얀 눈이 내릴 내년초 아들과 백년가약을 맺을 며늘아기와는 별다른 잡음없이 사랑을 키워온터라 내심 미더운 마음이 깊었다.

이날 아내는 고작 1시간 거리도 채안되는 차편에서 내려 걸어가던중 그만 한쪽 뒷굽이 떨어져나간 줄도 모를 정도로 긴장이 역력했다.

약속된 만남의 장소에 도착한 뒤 양가 부모와 주인공 그리고 동행 가족은 한 자리에 마주앉아 약식 소개에 이어 정갈한 차림상은 구미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다만 서먹한 기운을 벗어나려 서투른 술잔을 기울이면서 초면의 사돈댁은 전현직 부부공무원인지라 이내 분위기는 눈녹듯 화기애애 해졌다.

양가는 처음으로 상견례를 나눴지만, 속내는 부담이 없었던터라 화목과 행복감을 엿볼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별다른 격식없이 양가는 편안한 분위기속에 가족 잔치인양 웃음꽃이 만발했다.

착하고 곱게 자란 두 주인공은 성장기간 부족하고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 핑크빛 미래를 설계하는 목소리는 대견하기조차 했다.

현모양처를 그리며 규수로 자란 며늘아기와 쉼없이 자아실현을 일궈온 아들의 새로운 삶이 탄탄대로만을 걷기 바랄 뿐이다. 

마치 수채화 같은 두 만남의 첫 발을 시작으로 두 가족을 섬기며 스스로의 질 높은 삶을 누릴 밀알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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