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구호 천지 주변은 함초롬히 피어오른 야생화 손짓

백두산 구절초와 연무, 그리고 천혜의 천지가 한데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천지=권병창 기자
백두산 구절초와 연무, 그리고 천혜의 천지가 한데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천지=권병창 기자
천지로 밀려드는 운해가 또하나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천지로 밀려드는 운해가 또하나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그림같은 천지, 대자연의 파노라마 선경보이며, 탄성 자아내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전현직 교사와 학생등 60여명 등정

[백두산=권병창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 진입으로 예보된 가운데 민족의 영산(靈山), 백두산 천지는 이방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0일 오전 한반도 천하제일경이자 태초의 신비를 지닌 명산인 데다 반만년을 누려온 해발 2,744m 백두산은 자라나는 꿈나무의 호연지기와 교육계의 희망나래를 가일층 일깨워 주었다.

올들어 4회째를 맞이하는 한국환경교육청소년연맹(이사장 유범진) 서울연맹(연맹장 한홍열)은 전현직 교사와 초중고교 학생, 한기범(전국가대표 농구선수)자문위원, 문성길(88,90 두체급 전세계챔피언)홍보이사 등 60명을 선정, 백두산 등정에 도전했다.

목가적인 천지 원경은 호수주변의 화석 암벽과 함께 먼발치로 시야에 들어온다.
목가적인 천지 원경은 호수주변의 화석 암벽과 함께 먼발치로 시야에 들어온다.

이날 새벽 5시부터 백두산으로 향하는 원행길 주변은 짙은 박무로 고속도로와 산자락을 휘감으며, 이동기간 내내 불안감마저 밀려들었다.

3시간 남짓 고속도로를 주행하며, 도착한 백두산 바로 아래 최종 목적지에 이르자 어느덧 노심초사한 연무와 구름안개는 자취를 감춰 안도감을 주었다.

그러나 1,442개의 돌계단을 오르는 중간턱에 이를 즈음 신기루 같은 옅은 산안개는 급기야 대자연의 마술속에 사라졌다.

서파 계단을 따라 오르내리는 관광객들의 모습은 또하나의 볼거리를 선보인다.
서파 계단을 따라 오르내리는 관광객들의 모습은 또하나의 볼거리를 선보인다.
지상에서나 볼수 있던 인력 마차를 뒤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상에서나 볼수 있던 인력 마차를 뒤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가파른 산행을 뒤로 천지가 내려보이는 2,700m급 정상에는 여느 구절초와 노루삼 등 고지대의 자생식물로 군락지를 형성했다.

중국에서 장백산(長白山)으로 불리는 백두산의 서파는 완만한 구릉을 따라 드넓고 낮은 계단으로 오르내릴 수 있다.

오르는 시간 좌우로 눈길을 끄는 야생화와 백두산 자락을 한눈에 내려다볼 1,442개의 계단은 또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서파의 8,9능선에 자생하는 야생화 군락지 
서파의 8,9능선에 자생하는 야생화 군락지 

1,442개 계단따라 ‘천상(天上)의 화원’ 손짓

해마다 이맘때이면 천지 둘레는 물론 계단 좌우는 하늘매발톱과 노루삼, 구절초 등 무려 1,800여 종에 이르는 들꽃화원으로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버거운 계단의 끝지점을 지나노라면 마침내 인생의 작은 버킷리스트로 손색없는 천지와의 조우, 등정에 성공한 이들은 전율을 느끼리만치 탄성을 자아낸다.

지구상의 가장 높은 화구호 천지는 수심이 21.3m에서 무려 384m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최고 깊은 화산 호수로 기록된다.

이를 두고 ‘3대가 공덕을 쌓아야’란 말이 구전될 정도로 여독에 찌든 탐방객의 스트레스를 단박에 날려줄 힐링 명소로 애칭된다.

서파 코스 정상에서 바라본 그림같은 천지 절벽 원경이 바로 눈앞에서 파노라마처럼 선경을 자랑한다.
서파 코스 정상에서 바라본 그림같은 천지 절벽 원경이 바로 눈앞에서 파노라마처럼 선경을 자랑한다.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하는 운해가 천지 주변을 몽환적인 경관으로 채색,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하는 운해가 천지 주변을 몽환적인 경관으로 채색,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백두산 서파로 등정한 관광객들이 좀처럼 보기드문 천지 경관을 스마트폰 앵글에 담아내느라 손놀림이 분주하다.
백두산 서파로 등정한 관광객들이 좀처럼 보기드문 천지 경관을 스마트폰 앵글에 담아내느라 손놀림이 분주하다.

고산화원으로 면면히 이어온 백두산의 북파 코스는 험준한 산세를 감내해야 하지만, 서파는 해발 2,000m의 완만한 고산지대를 이루고 있다.

이는 반대편의 북파 코스보다 낮은 만큼 천지를 조망할 확률이 높은 만큼 이는 운해를 만날 기회가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파 코스를 통해 오를 경우, 여름이면 광활한 초원지대와 지천에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화원을 볼 수있는데, 군락지인 왕지가 자리한다.

이와 같이 고산지대는 ‘야생화의 천국’이라 불리는 곳으로, 이곳은 해발 1,800m~ 2,400m 고지이기에 6월에야 봄이 찾아오고, 들꽃으로 천상(天上)의 화원을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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